[기고-이의경] 주류 안전관리 걱정 안 해도 된다

국민일보

[기고-이의경] 주류 안전관리 걱정 안 해도 된다

입력 2019-11-21 04:07

술에 대한 평가는 이중적이다. 사람마다 다르고, 장소와 관계에 따라서도 그렇다. 사회경제적 관점에서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은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무언가를 축하하고,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에서의 술은 여전히 긍정적인 면이 있고, 그래서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해 왔다. 술 마시는 예법이 생겨난 이유다. 술은 언제 처음 등장했을까. 로마 신화의 바커스는 주신으로서 넓은 지역을 여행하며 각지에 포도재배 방법과 함께 와인 마시는 즐거움을 가르쳐 줬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고삼국사기 건국신화에 술이 등장한다. 전통적으로 주류는 세원에 초점을 맞춰 관리해 왔다. 반면 위생 안전관리는 크게 중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7년 매실 등 핵과류로 만든 과실주에서 발암 추정물질인 에틸카바메이트가 생성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술 안전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후로도 주류 안전성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미국 독일 등은 일찍이 주류의 안전관리 업무를 세원관리로부터 분리해 식품안전관리 전문기관이 전담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도 2010년 6월 국세청에서 관리해 오던 주류안전관리 업무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관했다.

전국 1200여개 주류제조업체 대부분은 영세업체다. 이들은 누룩 관리 등 전문적인 양조 지식과 위생관리 지식이 부족해 제조과정에서 이상발효가 일어나거나 용기가 오염되어 술 제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식약처는 우수 제조시설 견학 기회를 주거나 현장 방문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류 제조자가 위생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 2014년부터 주류의 위생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류 위생관리등급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업체별 위생수준에 따라 우수한 곳은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대신 위생수준이 낮은 업체는 시정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지속적인 지도·점검을 실시한다. 그 결과 막걸리, 맥주의 이물 신고 건수가 2012년 152건에서 2018년 101건으로 감소하는 등 위생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식약처는 지난 9년간 주류제조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주류가 생산·판매될 수 있도록 원료 단계부터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을 꼼꼼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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