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용 목사의 ‘복음 설교’] 씨 뿌리는 비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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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목사의 ‘복음 설교’] 씨 뿌리는 비유(1)

마태복음 13장 1~9절

입력 2020-08-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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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뿌리는 비유는 예수님이 하신 많은 비유 말씀 가운데 유명한 비유이다. 이 비유는 나쁜 밭과 좋은 밭으로 나눈다. 나쁜 밭으로는 길가 밭, 돌짝 밭, 가시덤불 밭이 있다. 그리고 좋은 땅이라는 표현의 좋은 밭이 등장한다. 이 두 종류의 밭에 씨가 떨어진 후의 결과가 이 비유의 내용이다.

이 비유의 결론은 항상 이렇다. “복음의 씨앗이 땅에 떨어질 때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좋은 땅이 돼야 한다. 열심히 수고하고 노력해 좋은 밭이 되자”로 모든 얘기가 귀결된다. 그러나 이 비유는 결코 그런 뜻이 아니다. 이 비유는 그렇게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을 살아내야 할 책임이 우리 크리스천들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근거가 있다.

예수님은 비유를 말씀하시기 전에 오해가 있을 경우에는 항상 비유의 제목을 먼저 말씀하시고 시작했다. 그런데 이 비유의 제목은 ‘밭의 비유’가 아니다. ‘씨 뿌리는 비유’이다.(18절) 무슨 말인가. 예수님의 비유 대상이 밭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씨 뿌리는 현상’에 있다.

이 비유가 결코 밭의 비유가 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밭은 스스로 본인들을 옥토로 빚어낼 능력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밭은 자기 힘으로 자기에게 놓인 돌이나 가시덤불을 제거할 힘이 없다. 밭은 스스로 거름을 주고 가뭄에 물을 내어 윤기가 흐르는 땅으로 만들 수 없다.

그러므로 이 비유의 핵심은 열심히 노력해 좋은 밭이 되자는 것에 있지 않다. 오히려 ‘모든 밭은 스스로 무언가를 열매 맺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아무리 좋은 밭이라 할지라도 밭은 혼자 있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씨가 있어야 열매를 맺는다. 씨가 뿌려지지 않으면 얼마 안 가 다른 가시덤불 밭과 똑같이 잡초밭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비유의 핵심은 우리 모두에게 씨가 없다면 조금의 희망도 가망도 없는 인생, 모두가 버려져야 마땅한 인생이라는 것을 알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 누구도 스스로 거룩해질 수 없으며 스스로 열매 맺을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렇다면 이 씨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도 바울은 아무 희망이 없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씨를 남겨 두었다”(롬 9:29)고 얘기한다. 또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때에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것”(요 12:23~24)이라고 말씀하셨다.

즉 그 씨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 본인을 의미한다. 아무런 가치 없고 희망조차 없는 마른 밭과 같은 인생일지라도 예수 그리스도가 심기어지면 많은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돌짝밭이냐, 길가의 밭이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우리에게 상관이 있는 것은 그 씨앗이 잘 심기어졌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문제이다.

어차피 우리는 모두 돌짝밭, 가시덤불에 싸인 인생이다. 여기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서 좋은 밭이 된다 할지라도 원수들이 가라지를 뿌려놔 못 쓰게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 우리 인생이다. 오늘 이 순간부터 내가 좋은 밭이 되겠다는 결심을 버려야 한다.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내가 노력해 근사한 옥토 밭이 되는 것은 성경이 말하는 방향도 아니다. 좋은 밭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냥 단지 나에게 떨어진 조그만 씨앗, 그 예수 그리스도가 내 안에 꽃피우도록 집중하자.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 더 이상 우리 인생에 그 어떤 것도 필요 없다. 복음의 근원 되는 그분만을 의지하고 바라보자. 그것이 우리가 좋은 밭이 되는 비결이다. 아무리 돌짝밭, 가시밭이라 하여도 결국에는 많은 열매 맺는 인생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이수용 목사(미국 버지니아 한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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