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버섯처럼 퍼지는 디지털 성범죄 엄하게 처벌해야

국민일보

[사설] 독버섯처럼 퍼지는 디지털 성범죄 엄하게 처벌해야

입력 2021-12-01 04:03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3월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DB

초·중·고교생 5명 중 1명이 SNS를 통한 성범죄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경험이 있다는 서울시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지난해 국민일보의 탐사기획 보도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드러나고, 대법원이 주범 조주빈에게 징역 42년을 선고하면서 법적·제도적 보완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게 여실히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지털 성범죄는 줄기는커녕 매년 크게 늘고 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피해자지원센터에 접수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올들어 9월까지 5600여명이다. 이를 지난해 4973명, 2019년 2087명, 2018년 1315명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우려스럽다. 검찰과 경찰의 각종 범죄 통계에서도 디지털 성범죄는 발생 건수 급증과 가해자·피해자의 저연령화가 두드러진 특징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디지털 성범죄자만큼은 무관용 원칙 아래 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n번방 사건, 연예인의 성폭력 영상 공유 사건, 웹하드 카르텔 사건 등의 가해자들은 사람들의 주목 속에 강한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불법촬영, 합성사진 유포 같이 ‘흔한’ 사건은 그렇지 못했다.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는데 경찰 수사는 지지부진하고 간신히 재판에 넘겨도 초범이니, 반성하고 있느니 하며 적당히 풀려난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나온다. 이래서는 범죄 확산세를 결코 꺾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에서부터 어떤 행동이 범죄인지 정확히,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것은 필수다.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잘못된 성의식을 갖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보다 체계적이고 신속한 피해 구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온라인의 익명성과 전파성을 생각한다면 체계적인 피해자 지원 없이 독버섯처럼 퍼지는 범죄를 막을 수 없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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