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국민일보

[살며 사랑하며]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윤소정 패션마케터

입력 2021-12-06 04:05

작은 규모로 자기 사업체를 일궈내는 사장님들을 많이 만난다. 사업체별로 현재 무엇이 문제일까, 어떤 곳에 집중하면 효과를 더 낼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한다. 그러기 위해 주변의 좁은 경쟁 환경에만 매몰되지 않고 좀 더 큰 시장의 흐름을 공부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요즘처럼 산업 구조가 크게 변하고 있을 때는 당장의 작은 전략보다 큰 방향성을 짚어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거시적인 시장 환경을 분석하다 보면 가끔 어떤 영역은 변하지 않으면 조만간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아야 하는 게 아닐까 전망되는 산업도 있다. 자동차가 등장해 마부들이 일자리를 잃고 자동차 운전을 배우거나 다른 일을 찾아야 했던 때처럼 이미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은 많은 일자리를 소멸시키고 새로 만들어낼 게 분명하다.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하고 창업을 고려하는 학생들과 한 학기를 보내며 기왕이면 가진 재능과 노력을 앞으로 시장이 커질 분야에 쏟아보자고 했다. 한 학생이 취미 발레 인구가 늘고 있는데 현재 발레복은 너무 단조로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싶다고 얘기했고, 몇 학생이 의기투합해 몇 달 동안 여러 조사와 사업계획을 해봤다. 하지만 자신들이 가진 자원으론 시작도 해보기 힘들고 투자 유치도 어렵겠다는 결론이 났다.

그래서 그들에게 돈이 들지 않는 메타버스 속 아바타 의상을 먼저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4년 동안 패션을 전공하며 옷에 대한 이해도와 디자인 감각을 높였고 3D 디자인도 배웠으니 옷을 잘 모르는 채 진입한 아바타 의상 창작자들 사이에서 경쟁력이 있지 않겠냐는 발상이었다. 만약 큰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거기서 소비자 취향과 반응을 수집해 맞춤복을 제안하면 적중률도 더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설득했다. 학생들은 방학 동안 당장 해볼 수 있는 일이 생겼다는 사실에 들떠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고 바로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다. 그들의 향후 여정이 기대된다.

윤소정 패션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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