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박해’ 탈레반의 아프간 최악… 아프리카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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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 박해’ 탈레반의 아프간 최악… 아프리카로 확산

아프간 기독인 탄압 악화 속 박해 지역 확대돼

입력 2022-01-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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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지난해 8월 1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탈레반 반대 시위에서 ‘아프가니스탄 주민 사살을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탈취하면서 기독교인 살해와 구금·폭행 등 기독교 탄압을 본격화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선교단체인 한국오픈도어가 지난 19일 발표(국민일보 2022년 1월 20일자 29면 참조)한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에서 가장 큰 이변은 1위가 바뀐 것이다. 20년 만이다. 북한을 제치고 아프가니스탄이 기독교를 가장 심하게 핍박하는 국가로 꼽혔다. 최근 10년 동안 아프간은 기독교 박해 국가 5위 안에서 오르내리다 2018년부터 북한 다음으로 줄곧 2위를 차지했다. 아프간의 혹독한 기독교 핍박 상황을 들여다봤다.

기독남성·성경앱 소지자 ‘사형’


아프가니스탄은 2007년 샘물교회 봉사단 피랍 사건으로 국내 기독교인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납치를 주도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봉사단원 2명을 살해하면서 무자비함을 드러냈다. 이번에 아프간이 최대 기독교 박해 국가라는 오명을 갖게 만든 장본인도 탈레반이다.

한국오픈도어가 발표한 ‘2022 월드와치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기독교인에 대한 집중적인 탄압이 이어졌다. 당시 전후로 선교단체들이 전한 아프간의 기독교 탄압 상황은 집요하면서도 가혹하다.

중동지역 선교 매체인 셋세븐(SAT-7)에 따르면 탈레반은 개인 스마트폰을 검색해 성경앱 등 기독교와 관련된 내용이 발견되는 즉시 스마트폰 소지자를 사살했다. 여성이나 어린아이들은 인신매매나 전리품으로 삼는다.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기독교인으로 확인된 이들은 누구나 신앙 때문에 살해될 수 있고, 가족에 의한 명예살인이나 배신을 당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 봉착한 현지 기독교인들의 처신은 제각각이다. 일부는 아프간을 벗어나려 하고, 또 다른 이들은 비밀 신자로 현지에 남아있기를 원한다.

목숨을 지키려는 기독교인은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기도 하지만, 열악한 기후 조건과 어려운 식량 조달 때문에 생명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 '넥스트' 아프간 될 수도

문제는 아프간에 이어 탈레반의 기독교 핍박 범위가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지하디스트' 조직이 서아프리카와 사하라 남부 지역으로까지 세력을 뻗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살해된 5898명의 기독교인 가운데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과 나이지리아에서의 사망자가 대부분이다.

한국오픈도어는 보고서에서 "이들 지역은 보코하람, 풀라리 같은 무장세력에 의해 교회 지도자들이 납치·살해되고 있다"면서 "나이지리아 차드 카메룬 니제르 남부지역과 모잠비크에 이어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에 이르기까지 넥스트(next) 아프간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향으로 전 세계 박해받는 기독교인은 총 3억6000만명에 달하면서 관련 통계 발표 이래 가장 높은 박해지수를 기록했다. 한국오픈도어 김경복 사무총장은 20일 "복잡한 세상 속에서 이런 기독교인의 박해 소식과 데이터가 대수롭지 않은 뉴스로 여겨지기 쉽다"면서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자매로서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의 인내와 믿음의 승리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재찬 서윤경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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