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오미크론 방역 전략에 시행착오 없어야

국민일보

[시론] 오미크론 방역 전략에 시행착오 없어야

엄중식(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

입력 2022-01-25 04:03

만 2년이 넘도록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됐던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다. 오미크론으로 명명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는 아프리카를 넘어서 전 세계로 퍼졌고, 불과 한두 달 사이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밀어내고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를 처음 확인한 이후 최근 전체 코로나 확진자의 절반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고 있다. 앞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전체 유행을 주도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강력한 전파력이다. 우한 원시 바이러스에 비해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1.7배로 알려져 있는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서도 2∼3배의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우리나라 유행을 예측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와 같은 수준의 방역을 유지하는 경우 설 연휴를 지나면서 최소한 1만∼2만명의 확진자가 매일 나올 가능성이 크다. 또 전파 차단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4∼6주 후에는 최대 9만∼10만명의 확진자가 매일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의 유행 사례를 보면 강력한 전파력에 비해 중환자 발생률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3분의 1 이하로 낮은 양상을 보인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이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기대도 있다. 그러나 큰 유행이 발생하는 나라의 경우 낮은 중증화율에도 불구하고 대량 환자 발생이 지속되면서 중환자 대응이 점차 어려워지고, 의료진의 감염으로 인한 인력 공백으로 다시 의료체계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대량 환자 발생에 대비해 방역체계를 전환하기로 했다. 앞으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선별진료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된다. 또한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 진료의 일선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신속항원검사는 정확도 측면에서 여전히 한계를 보여 논란이 있다. 신속항원검사가 양성이라도 PCR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진단 후 격리와 경구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비롯한 치료가 빠르게 이뤄지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 위음성인 경우 진단 자체가 늦어지고 감염인으로부터 전파가 지속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메타 분석에 의하면 특히 어린이에서 위음성률이 높아 세계보건기구나 미국 식품의약국이 규정한 최소수행기준(minimum performance standards)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CR 검사의 경우 취합 검사를 확대하면 하루 검사량을 최대 4∼5배 늘릴 수 있어 대안으로 검토해볼 만하다. 신속항원검사는 PCR 양성률이 현재보다 현저히 증가하고 PCR 검사 역량이 부족해지는 경우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준비도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호흡기전담클리닉에 대한 홍보가 충분하지 않아 인지도가 아직 낮고, 호흡기전담클리닉 운영 지침이나 지원도 분명하지 않아 유행의 진폭이 빠르게 높아지면 현장 혼란이나 시행착오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이 코로나 종식의 계기가 될지 아니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으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우려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한 피해가 적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예측을 믿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금은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유행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때다.

엄중식(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