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년 기자회견 취소, 대통령은 질문에 답할 책무가 있다

국민일보

[사설] 신년 기자회견 취소, 대통령은 질문에 답할 책무가 있다

입력 2022-01-25 04:03 수정 2022-01-25 04:03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국정 운영 방향을 밝히고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을 직접 설명하는 소통의 자리다. 그런데 청와대는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라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맞지 않나. 문 대통령은 1년 전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방역은 너무 잘하니까 별로 질문이 없으신가요”라고 농담을 했다. 방역 관련 질문을 바라는 인상마저 줬다. 그런데 이번엔 방역을 이유로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2시간 정도인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어떤 오미크론 대책을 만들겠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임기가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도 기자회견은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신년사와 4일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임기가 4개월 남았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신년 기자회견은 대통령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다.

지금 문 대통령이 국민에게 답해야 할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 연초부터 계속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ICBM 발사 재개 시사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이 궁금하다. 문 대통령은 1년 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사실상 무산된 종전선언만 계속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대통령의 생각을 말해야 한다.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사퇴를 둘러싼 논란에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전체 선관위 직원들이 우려를 표명할 정도로 선관위의 중립성이 위기에 처했다. 임기 말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는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공적을 자랑하거나 밀린 순방을 다니는 게 아니다. 선관위는 중립성을 의심받고 있고,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주무부처 장관들은 노골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편을 든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정부가 민주당 요구에 따라 정책을 뒤집고 세금을 선거에 이용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할 방법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것은 이런 질문들을 받기도 싫고 대답하기도 싫어서 아닌가. 문 대통령은 재임 내내 불통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임기 마지막을 불통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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