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7인회’의 임명직 포기 선언

국민일보

[한마당] ‘7인회’의 임명직 포기 선언

남도영 논설위원

입력 2022-01-26 04:10

15대 대선을 석 달 앞둔 1997년 9월 DJ의 동교동계 일곱 가신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남궁진 최재승 설훈 윤철상 의원이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김대중 총재가 집권할 경우 정부 정무직을 포함한 어떤 주요 임명직 자리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남궁진 의원을 제외한 6명은 임명직을 맡지 않았다. 그래도 7인의 개국공신들은 김대중정부 내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18대 대선을 두 달 앞둔 2012년 10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측근 9명은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양정철 전해철 이호철 등 ‘3철’과 김용익 정태호 소문상 윤건영 윤후덕 박남춘이었다. 이들은 “시민으로 돌아가 이름도 직책도 없이 문 후보 승리만을 위해 뛰겠다”고 했다. 문 후보가 대선에 패배하면서 이들은 시민으로 돌아갔다. 19대 대선에서 문 후보가 재수에 성공하자 이들 대부분은 주요 자리에 올랐다. 양 전 비서관은 자리를 맡지 못했으나 파워가 꽤 셌다. 그는 문 대통령이 당선된 뒤 두 번째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나서면 패권, 빠지면 비선, 괴로운 공격이었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는 ‘6인회’가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해 ‘영일대군’ ‘만사형통’으로 불렸던 이상득 국회부의장, ‘방통대군’으로 통했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왕의 남자’였던 이재오 의원,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었다. 이들은 대선 기간 백의종군이나 2선 후퇴를 선언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17대 대선은 일방적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가 그제 “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성호 김영진 김병욱 임종성 문진석 김남국 의원과 이규민 전 의원이다. 임팩트는 조금 약했다. 당직과 선대위 자리에서 물러나는 2선 후퇴나 불출마까지 내지르는 백의종군엔 미치지 못했다. 분명한 것은 임명직 여부와 상관없이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7인회는 실세로 통할 것이다. 틀림없다.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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