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종로 등 3곳 무공천 선언 정치개혁 불씨 되길

국민일보

[사설] 민주당, 종로 등 3곳 무공천 선언 정치개혁 불씨 되길

입력 2022-01-26 04:03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의원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금지를 추진하고, 민주당 의원이 원인을 제공한 종로 등 3개 지역구의 재·보궐 선거에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청년 정치인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겠다며 자신의 총선 불출마도 발표했다. 구태를 반복하는 정치인들에게 실망한 국민들로서는 오랜만에 듣는 참신한 약속이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측근 의원 7명이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나온 송 대표 선언이 민주당 전체의 행동으로 이어지고, 야당으로도 확산돼 정치 개혁의 바람이 강하게 불기를 기대한다.

“586세대가 기득권이 됐다”는 송 대표의 진단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00년 총선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30대이자 1980년대 대학을 다니며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1960년대생을 대거 영입하면서 ‘386세대’는 국회에 입문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50대가 됐고, 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정치권과 공직사회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들은 기대와 달리 잘못된 제도와 낡은 관행을 바꾸겠다는 초심을 잊고 서로의 뒷배를 봐주거나 진영 논리에 기대 ‘내로남불’에 앞장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정치권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90%가 넘고, 이를 위해 586세대가 물러나야 한다는 점에 60% 넘게 동의한다는 최근의 여론조사는 이 같은 이들의 모습에 국민들이 얼마나 크게 실망했는지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송 대표의 선언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총선 출마 여부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특정 지역 불공천, 지역구 3선 초과 금지 같은 조항은 대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히자 감당할 수 없는 약속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적지 않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부산에 후보를 공천했고, 총선에서는 위성정당을 창당했으며 열린민주당과 합당하지 않겠다는 당 대표의 발언을 번복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내세운 국민과의 약속을 아무렇지 않게 깬 전력이 있다. 송 대표의 발언이 개혁의 불씨가 되려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윤미향·이상직 의원 제명안을 곧바로 국회에 상정해 처리하고, 당내에서 개혁 논의를 진전시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의 절대다수인 민주당이 야당 핑계 없이 행동에 나선다면 국민의힘을 포함한 정치권 전체로 개혁의 바람이 퍼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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