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은정 성남지청장의 ‘수사 무마 의혹’ 철저히 가려야

국민일보

[사설] 박은정 성남지청장의 ‘수사 무마 의혹’ 철저히 가려야

입력 2022-01-27 04:01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국민DB

박은정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치권 등 외부에서 제기한 게 아니라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내부의 갈등이 밖으로 터져 나온 의혹이다. 사실이라면 검찰이 대선을 앞두고 여당 후보 관련 의혹을 무마하려 한 심각한 직권남용 사건이다. 선거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김오수 검찰총장도 곧바로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경위 파악을 지시했을 정도다. 검찰은 철저하게 조사해 사실 여부를 신속히 밝혀야 한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2018년 야당 의원들이 이 후보를 제3자 뇌물제공 혐의로 고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사건이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자 성남FC 구단주였던 2015~2017년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관내 6개 기업이 후원금 160억5000만원을 성남FC에 제공했고, 그 대가로 성남시가 기업 활동에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3년간 수사 끝에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종결 처리했다. 하지만 고발인이 이의를 제기해 성남지청이 사건을 넘겨받았고, 담당 검사가 재수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박 지청장이 번번이 가로막았다는 게 지금 나온 수사 무마 의혹이다.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 후보가 관련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도, 수사를 하지 않아도 비난을 받는다. 결국 정답은 하나뿐이다. 검찰이 정치적 외풍을 의식하지 않고, 밝혀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의연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검찰은 국민들로부터 정치적 중립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박 지청장은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근무하면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징계를 주도한 전력이 있다. 7개월 전 박 지청장이 성남시를 관할하는 성남지청장으로 임명됐을 때 검찰 내부에서조차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사건은 수원지검 차원의 경위 파악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렇게는 해결되지도 않는다. 김 총장은 임명 직전 국회 인사청문회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이제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최소한 대검의 감찰, 필요하다면 수사에 착수해서라도 사실관계를 엄정하게 밝혀야 한다. 적당히 덮고 시간을 끌면 소문은 갈수록 무성해지고 선거는 더 혼탁해질 것이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