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식량안보

국민일보

[한마당] 식량안보

오종석 논설위원

입력 2022-03-10 04:10

식량안보는 국가가 인구 증가나 재해·재난, 전쟁 등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일정한 양의 식량을 항상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국가가 농업을 주산업으로 하고 있어 특별히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식량 부족 문제를 겪지 않았다. 그러나 산업화를 거치며 주요 산업이 1차 산업에서 2, 3차 산업으로 바뀌면서 식량 생산량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 결과 많은 국가가 수입에 의존하게 됐으며, 그만큼 식량안보도 취약해졌다. 2007년부터 국제 곡물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는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필리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이집트 등에선 식량 부족으로 인한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과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이 수급 불안으로 급등하면서 다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전쟁으로 자국 식량난 위험이 커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물론 헝가리 등 주요 곡물 수출국들도 수출제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상위 5대 수출국으로 전 세계 밀의 34.1%, 보리의 26.8%, 옥수수의 17.4%가 이 지역에서 생산된다. 해바라기씨유 점유율은 무려 72.7%에 달한다. 9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 등에 따르면 밀 선물가격(t당)은 2월 평균 296달러에서 지난 7일 524달러로 77%나 급등했다.

주요 곡물 수출국들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기후위기 확산에 우크라발 수급 불안까지 겹치자 자국의 식량안보 강화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보호무역 조치에 나설 태세다. 따라서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세계 7위의 곡물 수입국으로 밀·콩·옥수수가 곡물 수입의 95%를 차지한다. 쌀은 공급이 수요를 충분히 감당하고 있지만, 전체 식량자급률은 45.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식량안보를 위해 쌀 이외의 곡물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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