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신앙적 의미 찾는 이들에게 영감·위로 안겨줘

국민일보

고난의 신앙적 의미 찾는 이들에게 영감·위로 안겨줘

[서평] 욥이 말하다(양명수 지음/복있는사람)

입력 2022-04-22 03:05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인생에는 봄날 아름다운 꽃의 수만큼 고통과 아픔이 또한 가득 맺혀 있습니다. 고통은 생로병사를 지닌 인생의 피할 수 없는 상흔입니다. 고난 없는 인간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난을 대면하지만 동시에 극복을 위하여 애를 씁니다. 고난에도 까닭이 있으며 이는 극복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한 하나님을 따라 살아간 선한 욥은 까닭 없는 고난을 당합니다.

창조주를 향한 욥의 처절한 항변과 탄원은 인간적으로 매우 가련하며 정당합니다. 선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삶의 고통과 아픔에서 우리는 좌절과 절망을 갖게 됩니다. 결국 그간 지켜 온 신념을 접거나, 하나님을 떠나는 무신의 길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복있는사람 출판사에서 펴낸 양명수 교수의 ‘욥이 말하다’는 욥이 처한 당대의 항변과 탄원의 자리로 깊이 들어갑니다. 그 골짜기에서 욥이 인생과 타인과 하나님을 어떻게 다시 만나는지를 차분하게 복원합니다. 욥의 영적 사투에서 전개되는 내면적 시선의 변화를 생생하게 전합니다. 그로써 욥 자신을 말하기보다는 욥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건네시는 정의와 사랑을 담아냅니다.

우리는 까닭 없는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 수많은 욥들입니다. 그러나 고난의 거부와 미화 앞에서 우리의 신앙은 가난해지고 삶은 끊임없이 흔들립니다. 이 책은 고난을 거부하거나 미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고난이 하나님의 심판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희망 때문이라는 점을 놀랍게 보여줍니다. 우리의 고난과 연루되길 자처하시는 하나님의 뜻과 그 신비를, 그로 인한 희망을 정직한 사유를 통해서 발견합니다. 그 희망 때문에, 욥 이야기를 고난당하는 인간이 부르는 처절하고 아름다운 생의 신뢰와 감사의 찬가로 읽게 합니다. 슬픈 인간의 바다에 비치는 하나님의 푸르름과 신비입니다. 그렇게 인간의 정의와 하나님의 정의가 새롭게 만납니다.

이 책은 삶의 고초와 고난의 신앙적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큰 영감과 위로를 줄 것입니다. 수천 년 전 욥의 질문을 오늘 우리의 문제로 긴밀하게 연결하는 신앙의 점성이 이 책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저자의 깊은 사유와 세련된 물성이 잘 결합돼 있는 점도 돋보입니다.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스케치는 헝클어진 얼굴 형상 속에서도 눈은 강렬하게 무언가 응시합니다. 삶의 부조리가 우리를 잠식할지라도 하나님에 대한 희망으로 인한 항변과 탄원은 우리의 영혼에서 결코 잠식되지 않습니다. 나아가 이 책은 그런 우리의 물음 너머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정의와 신비를 대면케 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삶에서 하나님 앞의 삶을 희망하는 욥기의 지혜를 만나게 할 것입니다.

전철 교수(한신대 신학대학원장)

많이 본 기사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