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열린 심방길… 일터의 성도들과 반갑게 손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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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열린 심방길… 일터의 성도들과 반갑게 손 맞잡았다

[미션, 인턴이 간다] 포천축석교회 목사 심방 동행기

입력 2022-04-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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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축석교회 오영한 목사가 지난 21일 해장국 식당을 운영하는 교인 송경숙 집사를 2년 만에 심방해 함께 기도하고 있다. 아래는 같은 날 정신장애인 재활시설인 헤세드하우스에서 입소자들에게 성경 말씀을 전한 뒤 기도하는 오 목사(가운데) 모습.

지난 21일 낮 12시 오영한(69·포천축석교회) 목사는 설레는 마음으로 심방길에 나섰다. 2년 하고도 1개월 만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심방을 가로막은 까닭이었다.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모든 신앙 활동이 자유로워졌다. 평일을 살아가는 성도들은 모두 일터에 있었다.

“그동안 목사님 말씀 덕분에 큰 위안을 얻었는데 마음이 불편했어요.” 해장국 식당을 운영하는 송경숙(75) 집사가 말했다. 송 집사는 2년 동안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찾는 식당에서 일하다 보니 자칫 코로나 전파자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오 목사는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시 121:3)라는 구절을 들려주며 그를 위로했다. 송 집사는 거리두기가 완전히 풀렸으니 다시 교회에 나갈 거라고 했다. 오 목사는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화답한 뒤 함께 기도했다.

경기도 포천은 농촌과 공업지구가 혼재하는 지역이다. 푸르게 펼쳐진 논밭 사이로 네모난 공장들이 왕왕 보였다. 용접 전문업체를 경영하는 김승진(51) 집사를 찾아갔다. “코로나 시국에도 한 번도 안 빠진 교인이에요.” 오 목사가 그를 추켜세웠다. 그는 축석교회가 가족 같아서 좋다고 했다. “코로나 때문에 조금 어렵긴 했지만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 별것 아니다”는 그의 간증에 오 목사의 얼굴이 환해졌다.

올해 설립 60주년을 맞은 축석교회는 양주 의정부 등 포천과 이웃한 타 지역에서도 교인들이 온다. 김 집사와 이용삼(75) 은퇴장로가 그런 이들이다. 둘 다 의정부에 산다. 교회 초창기 멤버인 이 장로에게 오랜 기간 한 교회를 다닌 소회를 묻자 “남들 보기엔 화려하지 않아도 내가 보기엔 우리 교회가 예수님 같았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축석교회에는 다른 교회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성도들이 있다. 정신장애인들의 재활과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헤세드하우스의 입소자 6명이다. 유선희(61) 시설장은 “귀신 들린 사람이라는 편견 속에서 오 목사님은 우리를 자발적으로 받아 주셨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식탁에서 오 목사는 이들에게 부활절 메시지를 다시 선포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는 다시 사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이복선(69) 집사 가정이 운영하는 축석마트는 교인들의 사랑방이다. 성도들은 계산대 뒤쪽 평상으로 옹기종기 모이곤 한다. 이 집사는 앞서 방문한 이 장로의 전도로 축석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큰 교회에 다녔더라면 뒷자리에 앉아있다가 외톨이가 됐을 거예요. 여기는 전부 집안사람 같아 마음이 편해요.”

이 집사는 성치 않은 관절을 이끌고 넓은 마트를 바쁘게 돌아다녔다. 2년 동안 4차례나 수술한 몸이었다. 오 목사는 계산대로 돌아온 이 집사의 손을 맞잡았다. 건강도, 경기도 모두 회복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 집사는 주차장까지 나와 오 목사를 배웅했다. 멀어져 가는 이 집사의 모습이 기도 전보다 훨씬 단단하게 보였다. 25개월 만의 첫 심방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교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런 질문이 튀어나왔다. “교인들이 어떻게 이렇게 하나같이 착하세요?” 오 목사는 허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자식이 부모 따라가듯, 성도는 목사를 따라간답니다. 제가 하나님 덕분에 변화됐듯, 성도들도 저와 함께 변해 온 거죠.” 은퇴를 1년 앞둔 오 목사는 남은 목회 기간도 교인들과 더불어 감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시 열린 심방길로 재개된 만남의 교제는 코로나 이전에 느꼈던 기쁨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그 기쁨으로 하루하루를 이겨 내듯 우리도 넉넉히 그럴 것이다.

포천=글·사진 박이삭 인턴기자,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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