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회복은 말보다 행동, 삶으로 살아낼 때 일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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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회복은 말보다 행동, 삶으로 살아낼 때 일어날 것”

[한국교회 세상속으로…] ‘한국교회가 가야할 사역의 방향’ 좌담회

입력 2022-05-0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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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채(오른쪽 두 번째) 중앙성결교회 목사가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언더우드가기념관에서 ‘기독교에 대한 대 국민 이미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한국교회 신뢰 회복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 신국원 총신대 명예교수, 한 목사, 임형규 라이트하우스 서울숲 목사. 사진=신석현

국민일보와 사귐과섬김 부설 코디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독교에 대한 대 국민 이미지 조사’ 결과가 교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목회자와 교수 등이 이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언더우드가기념관에서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사역의 방향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윤리·소통·마을목회의 필요성이 언급됐다.

<참석자>
신국원 총신대학교 명예교수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
임형규 라이트하우스 서울숲 목사

사회=강주화 종교부 차장

-설문조사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한기채 목사=교계 지도자들과 설문 결과를 함께 볼 기회가 있었는데 굉장히 놀랐다. 이 정도라는 걸 믿기 힘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충격에 그치면 안 되고 잃은 게 있으면 찾고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신국원 교수=마치 몸이 안 좋은 걸 자각한 뒤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으나 생각보다 훨씬 안 좋다는 말을 듣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무척 슬펐다.


△정재영 교수=대안을 찾는 게 막막할 정도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떨어져 버린 교회의 신뢰도가 충격으로 다가온다.


△임형규 목사=젊은이들과 사역하다 보니 이번 결과가 예상했던 범위 안에 있었다. 안타까운 건 교회가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좋게 보지 않을 거란 사실이다. 자본주의라는 자동차가 폭주할 때 제동을 걸어주는 역할을 교회가 해야 하는데 오히려 욕망을 강화하다 보니 외면당하는 것 같다. 자신의 교회에 교인만 더 늘리려 하다 보니 좋은 이웃이 되기보다 사람만 모으려는 엿장수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건 아닐까 한다.

△한 목사=그렇다. 교회의 세속화와도 맞닿아 있다. 예수의 제자가 되지 못해 이런 결과를 빚은 건 아닐까. 제자로 살며 세상에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믿지 않는 이들과 다를 게 없는 삶, 욕망을 향해 가속 페달만 밟는 사람들이 됐다는데 이견을 제시하기 어렵다.

△임 목사=설문 결과 적지 않은 사찰이 산 속 깊이 있는 불교에 대해선 친근하다 답했지만 오히려 도심에 있는 교회에 대해 배타적이라고 답한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교회가 합리적 소통을 못 한다는 증거다. 일상적인 불통이 ‘신뢰 공동체’라는 믿음에서 멀어지게 했다.

△신 교수=한국교회를 보면 공은 몇몇 목회자가 취하려 하고, 해는 한국교회 전체가 나눠서 떠안고 있다. 경영학자들은 공을 사유화하고 해는 공유화하는 집단은 반드시 망한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신뢰 받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으나 신뢰 받지 못하면 공신력이 떨어지고 결국 고립돼 전도의 문이 닫힌다. 우리의 선한 의도가 이기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 부분이 공공성에서 아주 중요하다. 한국교회가 도덕성과 공공성을 놓치고 있다는 걸 이번 설문 결과를 통해 알게 됐다.

△한 목사=영적 남용을 경계해야 한다. 교단장 지내보니 교회를 사유화하려는 시도가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런 일을 경계하지 못한 채 세상과 담을 쌓고 우리끼리만 잘하면 된다는 식의 인식을 버려야 산다.

△신 교수=광장에서 선포해야 할 복음이 자꾸 사적 영역으로 들어온다는 걸 느낀다. 어떤 분이 지금 교회는 광장이 아니라 섬에 갇혀 있다고 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섬이 아니라 게토(강제 격리된 유대인 거주지역)에 놓였다. 더 좁은 공간에 갇혔다는 의미다.

△한 목사=무례한 교인은 아닌지 돌아보자. 구제하는데 기분 나쁘게 주는 식이다. 우리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일종의 ‘공로자 증후군’ 아닐까. 기독교는 은혜의 종교다. 힘을 과시하는 건 본질과 완전히 반대되는 행위다.

△신 교수=리처드 마우 미국 풀러신학교 전 총장에게 들은 말이다. 신앙이 좋고 확신이 강한 신자일수록 무례하다고 말했다. 몇몇 교회가 잘못된 이미지를 가지고 공적인 자리에 나가 개인 신앙 이야기를 전체 교회를 대변하듯 하면 할수록 젊은이들에게 외면받는다. 우리의 진정성이 그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늘 고민해야 한다.

-교회 안에서, 또 사회와의 관계에서 변해야 할 부분은 뭘까.

△한 목사=최소한 목회자들이 ‘윤리 목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믿지 않는 분들보다 훨씬 윤리적이어야 한다. 교회가 법으로 제재받기 전 윤리적으로 바로 서야 한다. 더 나아가 감동 목회로 이어질 때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다. 말은 그만하고 행동으로, 삶으로 살아내야 한다. 생명 운동도 교회가 책임 있게 할 일이다. 마을 목회도 중요하다. 지역사회 속 교회로 성숙해야 한다. 교회마다 반경 1㎞를 돌보며 이 지역에서만큼은 굶거나 외롭게 죽어가는 이들이 없게 하겠다고 다짐한 뒤 실천하자.

△정 교수=신학교가 목회자 배출하는 데만 매진하느라 이후 과정에 신경을 못 썼다. 이번 조사에서도 교회 지도자 윤리가 중요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재교육으로 보완하는 건 어떨까. 윤리 교육을 포함한 목회자 재교육이 중요한 과제다.

△한 목사=언더우드가기념관에서 좌담회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첫 복음이 심길 때를 생각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소수였지만 당시 믿는 사람들을 보는 사회의 시선은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 당시 교육과 의료 등 분야에서 선교사들이, 또 초기 기독교인들이 자기 역할을 잘 감당하면서 결국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주목할 만한 교세로 성장한 것이다. 당시의 믿음을 잃었다. 회복하는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 교회가 감당해야 할 새로운 과제를 설정하고 매진하자.

△임 목사=교회가 소망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교회로 모이라’고 할 게 아니라 절망의 자리로 찾아가야 한다. 예수님도 절망의 자리를 찾으셨다. 코로나19 이후의 교회는 누구를 찾아갈까 고민하는 교회로 전환돼야 한다. 이런 고민을 통해 창의적인 사역이 일어날 수 있다.

△정 교수=‘교회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신앙과 복음보다 교회 자체에 매몰된 걸 꼬집는 표현이다. 하지만 초기 기독교는 전염병이 창궐할 때 신앙인으로서 이교도들과는 달리 환자를 극진히 보살폈다는 기록들이 있다.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건 이런 초심이다. 모든 종교의 흥망성쇠가 있는데 쇠락으로 향하는 변곡점은 기득권, 제도화라고 본다.

△신 교수=선교적 교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흩어져야 한다. 교회로 집중된 힘을 교회 밖으로 나눌 때다. 젊은 목회자들의 절망감도 크다. 이들이 처한 현실의 아픔에 공감하고 이를 공유하며 도와야 한다.

△정 교수=기독교인의 삶의 방식을 고민할 때다. 뭔가 달라져야 하는데 가장 필요한 미덕이 자기희생이다.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인하는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출세한 것만으로 좋은 기독교인이라 평가하는 건 곤란하다. 설문 조사에서 그나마 교회가 잘하는 게 봉사활동이라 했는데 다른 좋지 않은 것들에 가려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기독교인이라면 누가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마땅히 해야 할 선행을 해야 한다. 제도화된 틀을 깨고 말씀의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

-교회가 해야 할 사역, 할 수 있는 사역들은 뭐가 있을까.

△한 목사=교회가 종로에 있다. 주변에 외국인이 많은데 이분들이 명절 때 갈 곳이 없더라. 그래서 교회 휴양관에서 쉴 수 있도록 초청하고 있다. 명절 음식도 함께 나눈다. 이 사역이 확장돼 탈북자와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게 중요해질 것 같다. 교회 주변 주민들을 수시로 방문해 형편을 돌아보고 도울 게 있으면 지원하는 일을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해야 한다.

△정 교수=청년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부족하다. 특히 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이 소외되는 경향이 크다. 교회가 사회적 기업과 연계해 이 청년들의 일자리를 마련해 준다든지 정부가 하는 청년 창업 프로그램을 연결해 준다든지 보다 적극적인 사역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사진=신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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