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로 돈방석 앉았던 권도형, 달 대신 지옥으로

국민일보

루나로 돈방석 앉았던 권도형, 달 대신 지옥으로

사업 초기 다단계 지적에도 부상

입력 2022-05-13 04:06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 급락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두 코인을 개발한 권도형(30·사진)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1년생으로 올해 만 30세인 권 대표는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의 거물로 통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그를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인으로 소개했다. 그는 올해에만 무려 15억 달러(약 1조850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입한 것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권 대표는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고, 2015년 와이파이 공유서비스 애니파이를 내놨다.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분산 네트워크를 연구하다 코인 ‘토끼굴’에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2018년엔 소셜커머스 티몬의 신현성 창업자와 의기투합해 테라폼랩스를 설립하고 가격 변동이 크지 않도록 설계한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를 내놨다.

테라는 사업 초기 ‘다단계’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코인을 통해 코인을 버는 이른바 합성자산 시장은 코인판을 뒤흔들었다. 공급량 기준 시가총액은 한때 10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테라는 이더리움에 이어 2번째로 큰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디파이는 은행 등 중앙 금융 중개자에 의존하지 않고 블록체인 기반의 계약을 활용하는 금융 형태다.

암호화폐 시장이 호황기에 들어서면서 루나는 별도 마케팅 없이 세계적인 인지도를 확보했다. 업계에는 루나 코인의 지지자인 ‘루나틱(Lunatic)’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권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소통을 이어가 ‘한국판 일론머스크’로 불렸다.

권 대표는 “테라가 2년 안에 최대 스테이블코인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날 급락 사태로 그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사태가 터진 후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그의 테라폼랩스 동료였던 소식통을 인용해 권 대표가 실패한 스테이블코인 ‘베이시스 캐시(BAC)’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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