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게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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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게 가족”

[가족, 울타리를 만들다] ② 이주민=사랑의 개척자
태국인 무이씨에게 찾아온 기적

입력 2022-05-1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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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도 안산 새생명태국인교회 앞에서 남편 윳씨와 아내 무이씨, 그의 아들 태윤군이 손 하트를 만들며 활짝 웃고 있다. 안산=신석현

“교인들과 가족처럼 지내며 가족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어요. 교회공동체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족인 것 같아요.”

15일 경기도 안산 새생명태국인교회(홍광표 목사)에서 만난 태국인 이주민 여성 무이(40)씨와 남편 윳(41)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들에게 교회는 교회공동체를 넘어 가족 그 자체였다.

무이씨는 2013년 남편과 함께 한국에 왔다. 2008년 결혼하고 2010년 아들을 낳았지만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아들을 시댁에 맡겨두고 한국으로 왔다.

“한국인은 항상 목소리가 커서 화가 많은 줄 알았어요.” 부부는 9년 전 처음 한국에 오자마자 탔던 택시를 또렷이 기억했다. 택시기사는 한국말을 못하는 이들에게 큰소리로 호통쳤다고 한다. 낯선 나라에서 이주민이 삶의 터전을 일구기란 쉽지 않았다. 외국인이라서, 한국말을 못 한다는 이유로 이들은 직장과 일상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한다. 다행히 최근 남편 윳씨가 경기도 화성의 한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부부는 회사에서 제공한 기숙사에서 지난해 태어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어려울 때 부부를 위로해준 곳은 새생명태국인교회였다. 원래 불교 신자였던 이들은 먼저 한국에 들어와 일하고 있던 윳씨 형의 권유로 2014년 처음 교회에 나오게 됐다. “교인들과 아무 혈연관계도 아니지만 한국에 일하러 오고 교회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한 가족처럼 대해줬습니다.”

지금 부부가 살고 있는 회사 기숙사는 교회 네트워크 덕분에 얻게 됐다. 기숙사에선 근로자만 살아야 했지만 윳씨가 근무하는 회사 사장이 화성 지역의 교회 장로여서 그의 배려로 온가족이 함께 살게 된 것이다. 출산도 마찬가지였다. 아들 태윤(2)이가 태어날 때 미등록외국인이었던 이들에겐 마땅한 병원이 없었고 보험도 적용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교회 사역자들의 소개로 무이씨는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다.

태국인 이주민으로 구성된 교회 성도들이 찬양하며 예배를 준비하는 모습. 안산=신석현

무이씨에게 새생명태국인교회는 교회공동체를 넘어선 가족공동체다. 요즘 무이씨는 일주일에 서너 번 집에서 35㎞ 떨어진 교회를 찾는다. 출산을 앞둔 한 교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무이씨는 한국에서 얻은 믿음이 태국에 돌아가서도 이어지길 소망한다. 그는 “우리 가족을 전도했던 형님댁이 태국으로 돌아가 교회를 세워 사역자가 될 예정인데 옆에서 도우며 가족들도 전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작년 아이가 태어나며 신학 공부를 미뤘는데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웃었다.

태국인 성도들이 교회공동체 안에서 가족처럼 지내며 사역자가 되기로 결심할 정도로 강한 믿음을 갖게 된 건 홍광표(49) 목사가 가진 뚜렷한 목회 철학 덕분이다. 교회공동체는 가족이 돼야 한다는 것. 홍 목사는 2006년 1월 새생명태국인교회를 개척해 교회 내부 공간을 숙소로 조성하고 태국인 이주민을 가족처럼 품었다. 홍 목사는 24시간 연중무휴 교회를 운영하며 이주민들과 숙식과 예배, 한국어 공부를 함께했다.

홍 목사는 “이주민이 한국에 머무는 시간은 평균 3년인데 이들에게 믿음을 전하려면 교회공동체를 가족처럼 꾸리는 것이 맞다는 기도 응답이 있었다”며 간증했다. 이어 그는 “이주민들이 교회 공동체에서 믿음으로 지내다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온전한 믿음의 가정이 되도록 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했다.

안산=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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