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질적 대북 억제력 강화한 한·미… 북한은 오판 말아야

국민일보

[사설] 실질적 대북 억제력 강화한 한·미… 북한은 오판 말아야

입력 2022-05-23 04:02 수정 2022-05-23 04:02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원칙론을 명확히 했다. 북한의 핵 개발과 핵 위협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실질적인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이 핵심이다. 한·미 양국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이뤄진 이벤트식 정상회담 방식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다.

양 정상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사실상 중단됐던 한·미 연합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어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수단으로 핵·재래식·미사일 방어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한·미가 정상 간 공동성명에 핵과 같은 구체적인 억제 능력을 명시한 것은 처음이다. 양국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 전략자산의 시의적절한 전개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이른 시일 내 이런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2018년 중단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공동성명에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담겼다. 한·미 연합훈련 확대, 전략자산 전개, 북한 인권 등은 모두 북한이 격렬히 반발해온 사안들이다. 양국 정상이 ‘비핵화 없이는 경제적 지원과 관계 정상화도 없다’는 대북 원칙론에 합의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 다만 북한 비핵화의 길은 많은 인내가 필요하고 북의 도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게다가 한·미 동맹 강화는 필연적으로 중국과 북한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북한의 반발을 관리하지 못하면 대북 원칙론은 공허한 말에 그치게 된다. 한·미 당국의 정교한 대응이 요구된다.

이제 북한도 선택해야 한다. 한·미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를 보이면 대화의 문이 열려 있으며, 백신 제공 등 인도적 지원도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한·미가 내미는 손을 잡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16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고, 조만간 7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핵과 미사일 도발로 북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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