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출신이 추천도 하고 검증도 하는 위험한 인사시스템

국민일보

[사설] 검찰 출신이 추천도 하고 검증도 하는 위험한 인사시스템

입력 2022-05-25 04:01 수정 2022-05-25 04:01

윤석열정부의 인사 시스템이 걱정스럽다. 검찰 출신이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고, 검사가 후보자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검찰 공화국’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국정 운영의 핵심인 인사마저 검찰이 장악했다. 법무부는 24일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할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윤석열정부는 인사 검증을 담당했던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인사 검증 기능을 법무부에 맡기겠다고 했는데, 그 후속 조치다. 법무부 장관 직속인 인사정보관리단장은 공직 후보자에 관한 정보 수집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게 되며, 인사정보관리단에는 최대 4명의 검사를 포함해 20명이 소속된다.

인사는 만사다. 어떤 인재를 발굴해서 적재적소에 쓰는가는 정권의 성패를 좌우한다. 대통령의 인사는 신중해야 하며, 다양성과 균형성 전문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과거 정권들이 인사 추천과 검증 기능을 분리한 것도 상호 견제와 균형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윤석열정부는 대통령 인사 보좌 기능을 검찰 출신에게 몰아줬다. 대통령실 인사수석 자리를 없애고 인사기획관을 신설해 복두규 전 대검찰청 사무국장을 임명했다. 인사비서관에는 검사 출신 이원모 변호사를 앉혔다. 인사 추천을 검찰 출신으로 채운 것이다. 이들이 추천한 인사를 검증하는 것은 검사가 주요 보직에 포진한 법무부다. 법무부 장관은 한동훈 장관이다. 한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는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데 이어 인사 검증까지 담당하는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됐다.

공직 후보자 추천과 검증을 검찰 출신이 맡으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이처럼 특정 직업 출신들에게 국가의 주요 공직 후보자 추천과 검증을 몰아주는 것은 위험하다. 국가 인재풀이 좁아지고, 자기편 챙기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는 중앙부처 장·차관, 공공기관 기관장·감사 등 수천 개에 달한다. 대통령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까지 감안하면 1만8000개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자리들이 검찰 출신 인사들에 의해 좌우되게 생겼다. 이미 내각과 대통령실, 정부 조직, 여당인 국민의힘에 검찰 출신이 너무 많이 포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시스템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검찰의, 검찰에 의한 인사시스템이어서는 안 된다. 편한 사람과 자기 사람만 썼던 과거 정권들은 인사에서 좋은 평가를 듣지 못했다. 그런 실패를 반복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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