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원숭이두창 원인과 대응

국민일보

[특별기고] 원숭이두창 원인과 대응

송창선(건국대 교수·수의과대학)

입력 2022-05-26 04:03 수정 2022-05-26 04:03

코로나19가 잦아드는가 싶더니 또 다른 감염병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원숭이두창(Monkeypox)’이라는 감염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 세계 19개국에서 131명의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확인됐으며, 106건의 의심사례가 발생했다고 한다. 원숭이두창은 1980년 WHO가 박멸을 선언한 천연두(Smallpox)와 유사하나 전염성과 중증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1958년 덴마크의 연구실에서 사육하던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1970년 콩고에서 사람 감염 사례가 최초로 확인됐다. 이후 아프리카 중서부 지역에서 주로 풍토병으로만 존재해 왔던 이 질병이 최근 유럽 중동 북미 등으로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원숭이두창 감염 시 7~21일의 잠복기 후 일반적으로 발열, 근육통, 요통, 심한 두통, 피로감, 림프절 부종,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나게 된다. 대표적 질환인 피부 발진의 경우 대개 발열 후 1~3일 이내에 나타나며 수포 혹은 농포 형태를 띤다. 이런 발진은 얼굴이나 손바닥 발바닥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입과 눈 혹은 생식기 주변에도 발생할 수 있다. 2~4주 정도 증상이 지속되다 자연 치유되는 경향이 있으나 일부에게선 피부 감염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치명률은 1~10% 수준이며, 주로 의료체계가 미흡한 아프리카 지역의 소아에게서 사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최근 사례 상당수가 남성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들에게서 발견된 것은 사실이지만 감염 경로를 살펴볼 때 성관계로 인한 전파 방식을 가진 단순 성병으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감염된 설치류나 영장류, 사람 등과 밀접 접촉했을 때 감염된다. 호흡기 전파가 가능하긴 하지만 코로나처럼 에어로졸 형태로도 쉽게 전파되는 건 아니고 주로 큰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즉 환자와 밀접 접촉을 가진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질병인 것이다. 아직 유행 초기 단계인 만큼 감염 경로 및 역학에 대한 신속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질병이 이례적으로 세계적 확산세를 보이는 만큼 일각에선 코로나처럼 원숭이두창에 변이가 생긴 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렇지는 않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확인된 원숭이두창은 기존에 알려진 두 가지 아형 중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서아프리카형으로 치명률은 약 1%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코로나와 같은 RNA 바이러스가 아닌 DNA 바이러스로 상대적으로 변이 발생 확률 자체가 낮다.

최근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에서는 청설모 같은 설치류가 바이러스 숙주가 될 수 있고, 사람에게서 동물로 감염되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한 만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반려동물이 노출되지 않도록 적절한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원숭이두창 감염 시 사람과 유사한 질병 양태를 보여 관련 연구에 실험동물로 사용되는 프레리도그라는 대형 설치류도 국내외에서 반려동물로 많이 키워지고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숭이두창 전용 치료제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천연두 치료에 쓰인 항바이러스제가 여러 종류 존재하는 만큼 충분히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의 경우 기존 천연두 백신이 85% 정도의 교차방어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보건 당국도 천연두 백신 약 3500만명분을 비축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충분한 대응 능력은 있다는 판단이다.

종합하면 원숭이두창이 코로나처럼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되며 환자 혹은 접촉자에 대한 격리와 관리 등으로 충분히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 발생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나 과도한 불안감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야기할 수 있다.

송창선(건국대 교수·수의과대학)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