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퍼·꿈퍼사역엔 은퇴 없어… 주님 곁에 갈 때까지 이어갈 것”

“밥퍼·꿈퍼사역엔 은퇴 없어… 주님 곁에 갈 때까지 이어갈 것”

[국민미션어워드] 다일공동체 이끄는 최일도 목사·김연수 사모

입력 2022-06-0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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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도 목사와 김연수 사모 부부가 지난달 27일 서울 동대문구 다일천사병원에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다일공동체를 이끌며 밥퍼 사역을 해온 최일도 목사와 김연수 사모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제11회 국민 미션어워드 시상식에서 올해의 NGO 부문 상을 받았다.

최 목사는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무익한 종이 따랐을 뿐인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여기까지 오는데 아내의 도움이 컸다”며 인생의 동반자에게 공을 돌렸다. 김 사모도 “그저 남편과 함께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전했던 시간이었다”고 담담하게 회상했다.

시상식에 앞서 지난달 27일 부부를 서울 동대문구 다일천사병원에서 만났다. 최 목사와 김 사모의 표정은 평소처럼 밝았고 시종 존댓말을 사용하며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부부는 일생 많은 이야깃거리를 달고 살았다. 목사 후보생과 수녀와의 러브 스토리가 그 시작이다. 출발부터 평범하지 않았던 둘의 이야기는 청량리역 근처의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데서 꽃을 피운다. 아무런 값을 받지 않고 밥을 나눈 사역이 30년 넘게 이어지면서 꽃은 밭을 이뤘다. 둘의 사연은 책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1995년 독자들을 만난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은 무려 120쇄를 찍은 밀리언셀러가 됐다.

사역의 지경은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아이들의 꿈을 키우기 위한 ‘꿈퍼’ 사역은 11개국 22개 분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노동 착취를 당하거나 가난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는 다음세대 양육 사역이다.

긴 시간 쉬지 않고 달려오신 것 같다고 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최 목사는 “신학생 때 고 박창환 교수님께서 ‘바쁜 목사는 나쁜 목사’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난다”면서 “영혼의 쉼과 안식을 누리지 못하는 목사는 욕망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는 의미였는데 나도 너무 바쁜게 산 건 아닌가 돌아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게 늘 후회된다”며 “후배 목사님들은 아무리 바빠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라”고 조언했다.

김 사모가 거들었다. 그는 “목사님이 바빠 저라도 가정을 돌봐야 했고 아이들이 한창 자랄 때는 만사를 제쳐두고 집을 지켰다”면서 “결국 서로 협력한 셈”이라며 미소 지었다. 부부에게는 1남 2녀의 자녀가 있다. 최 목사는 “아내가 11년 동안 수녀로 살면서도 최선을 다했는데 세 아이 엄마로서 더욱 성실하게 살았다”면서 “덕분에 아이들이 잘 자랐고 저 또한 사역에 매진할 수 있었다”면서 김 사모의 손을 잡았다.

청량리에서 노숙자와 독거노인을 돌보며 세계로 사역을 확장한 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며 지금의 자리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태어나도 이런 삶을 살까.

김 사모는 “누가 그렇게 묻는다면 생각해 보겠다고 답할 것 같다”면서 “그렇지만 지난 삶을 조망하면 감사할 게 너무 많고 한 개인이 일생 경험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걸 느끼고 체험했던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굵고 깊게 살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목사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1988년 시작한 사역이 5년 만에 좌초 위기를 맞은 것이었다. 그 시절 용문산에서 사흘간 금식기도 하던 중 우연히 냇가에서 밥 짓던 할아버지를 만났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초췌한 모습의 최 목사에게 “너처럼 밥도 못 먹는 이들을 먹여 살리는 최일도 목사라는 분이 청량리역에 있으니 가보라”고 했다고 한다. 좌절한 최 목사를 다시 일으켜 세운 한마디였다.

강산이 세 번 넘게 바뀔 동안 부부로, 부모로, 목회자로, 동지로 살아온 이들에게 남은 건 ‘감사’였다. 최 목사는 “우리 부부에게 제일 큰 보물은 감사인데 지금까지 이렇게 일할 수 있었던 건 하나님의 은혜에 이끌린 후원자와 자원봉사자, 기도 동역자들의 사랑과 관심 덕분”이라며 “우리 부부는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을 뿐이고 하나님이 붙여 주신 분들의 사랑으로 쉬지 않고 사역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 목사는 이번 달 베트남 다일공동체를 시작으로 8월 과테말라 다일공동체를 방문한다. 코로나19로 2년 넘도록 찾지 못해 해외 현장도 여러 어려움에 빠져 있어서다. 현장을 돌아보고 긴급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는 꿈퍼 사역은 은퇴가 없다”며 “죽는 날까지 이 일 하다가 주님 곁으로 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사모도 동의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부부의 기도는 하나다. 1988년부터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있는 지금의 자리에서 계속 사역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지난 1월 다일공동체 건물 증축 문제로 서울시와 갈등을 빚다 갈등을 봉합했지만, 여전히 잔불이 남아 있는 걸 염두에 둔 말이었다. 최 목사는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이 지역 후보들이 다일공동체 이전 관련 공약을 남발하는 걸 보며 참담한 마음이 든다”며 “긴 세월 동안 오로지 순수 자원봉사자들과 후원 회원들의 피와 땀으로 매일 무상급식을 한 밥퍼 사역을 매도하고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건 지나친 욕심”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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