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자유 보장 ‘무게’… 예배 불참자 차별 ‘제동’

국민일보

종교 자유 보장 ‘무게’… 예배 불참자 차별 ‘제동’

[국가인권위, 기독교 관련 결정례 전수 조사해보니]
<중> 인권과 신앙 사이, 인권위 잣대와 판단은

입력 2022-06-09 03:02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게티이미지뱅크

“한 달에 한 번만 예배에 참석하게 해주는 건 너무 한 것 아닌가요.”

2017년 서울의 한 구치소에 수감된 A씨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의 예배 참석이 한 달에 한 번으로 제한된 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매주 한 차례 예배 참석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국가인권위는 A씨의 진정건에 대해 “미결수의 종교행사 참여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종교 행사가 기결수를 위한 교정·교화 효과 외에도 구속된 수용자들 모두에게 심리적 위안과 교정사고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8일 본보가 분석한 기독교와 관련된 인권위 결정례에는 구치소나 군대 같은 구금·보호·병영시설 등의 종교 활동에서 발생하는 사안도 다수 포함돼 있다. 예배 참석 등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데 대해선 대체로 종교 자유를 보장하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이같은 판단에 적용되는 주된 잣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0조 1항이다.

2013년 육군 행정병인 B씨는 “대대장이 태권도 단증이 없는 병사들은 종교 활동에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며 인권위 문을 두드렸다. 인권위는 “종교활동 제한에 대한 적법한 근거 없이 (대대장이) 자신의 자의적 판단으로 태권도 단증이 없다고 종교활동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건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판단했다.

육군3사관학교 군의관 후보생이 ‘정식 입교 전에는 종교활동을 할 수 없다’는 사관학교 규정에 이의를 제기한데 대해서도 비슷한 결정이 내려졌다. 인권위는 “종교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라”고 판단했다.

반면 종교행사 참석을 강요하거나 동원하는 관행에 대해선 개선을 권고하는 판단이 많았다. 이같은 결정에는 ‘누구든지 성별·종교 등에 의해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 헌법 제11조 1항과 비슷한 조항을 두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가 주된 근거로 작용했다.

지난 2007년 육군 제○군수지원사령관으로 부임한 C씨는 이등병들에 대해 3대 종교(기독교·천주교·불교) 중 하나를 택해서 믿도록 강권했다. ‘1인 1종교 갖기 운동’도 전개하면서 종교 행사에 적극 참여토록 했다. 이에 이등병인 D씨는 자신이 무교라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가 “(군기가) 빠졌다”는 질책을 받기 일쑤였다. 인권위는 “종교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관행을 개선하라”며 D씨의 손을 들어줬다.

예배 등 종교행사 참석을 두고 빚어지는 직장내 마찰에 대한 인권위 판단도 주목할 만하다. 크리스천 CEO나 직원 등의 경우, 직장선교의 방법을 두고 지혜로운 접근이 요구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P사 대표는 2017년 직원 교육 시간에 직원들에게 성경구절을 읽고 느낀 점을 발표하도록 했다. 이에 직원인 K씨는 거부감을 표시하고 이의를 제기했다가 권고사직으로 이어졌다. 인권위는 사측에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아동구호단체인 F기관도 비슷하다. 직원 L씨는 기관 측으로부터 월요예배 참석 등을 강요받았으나 거부하면서 권고사직 압박을 받아 퇴사했다.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한 인권위는 “업무 연관성을 개별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직원에게 종교 의식 또는 행사 참여를 강제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재찬 기자 서은정 박이삭 인턴기자 jeep@kmib.co.kr,

많이 본 기사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