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심리상담 자격 빡빡해진다… 정부 잇단 조치[이슈&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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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심리상담 자격 빡빡해진다… 정부 잇단 조치[이슈&탐사]

국민일보 ‘상담시장 X파일’ 보도 이후
복지부, 심리상담 민간자격 가려 받기로
행안부, 재난현장상담 민간자격자 배제

입력 2022-06-16 00:05 수정 2022-06-16 00:05
이슈&탐사팀 박장군 기자가 ‘한국○○진흥협회’라는 사설업체 홈페이지에서 2시간 만에 딴 심리상담사 1급 민간자격증을 펼쳐 보고 있다. 엉터리 심리상담사가 쏟아지는 배경에는 민간자격을 거의 거르지 않고 허용해주는 부실 제도와 관행이 있다. 이한형 기자
정부가 심리상담 관련 민간자격 등록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심리상담사 자격 허들을 일제히 높인다. 미검증 민간자격 소지자는 재난현장에 투입하는 심리상담인력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한다. 본보 ‘상담시장 X파일’ 연속 보도로 부실 자격 실태와 그 심각성을 확인하고 내린 조치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관계자는 14일 이슈&탐사팀에 “(심리상담과 관련해) 민간자격을 신설할 때 기존에는 기존 자격증과 유사하면 허용을 해줬는데 이제는 기준을 다시금 정리해 자격기본법상 금지 분야인지 그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리상담 관련 자격이 더 이상 난립하지 못하도록 적극 개입하겠다는 취지다.

자격기본법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분야는 민간자격 신설을 금지한다.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심리상담을 ‘정신건강에 관한 서비스’로 판단하면 관련 민간자격 신설은 어려워진다. 그동안은 기존에 등록된 자격증과 비슷하면 관행적으로 ‘부적합’ 의견을 내지 않았다(국민일보 6월 8일자 11면).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폭넓게 적용하지 않았을 뿐 국민 정신건강 관련 자격증은 민간자격 신설 금지 분야”라며 “국민일보 보도를 계기로 새로운 민간자격 등록은 굉장히 타이트(빡빡)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각종 상담 자격증에 정신건강을 표방하지 말라는 식으로 현행법으로도 얼마든지 규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기존 심리상담 관련 민간자격도 정확한 분류 기준을 만들어 손을 보겠다는 구상이다. 서비스 영역과 전문성 등을 분석하기 위해 민간자격을 관리하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3000여개 자격에 대한 현황 자료를 요청했다. 필요하면 연구용역도 진행한다. 향후 조치에 따라 그동안 우후죽순 생겨나던 ‘심리’나 ‘상담’ 관련 자격 범위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 의견을 듣는 입장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만 알았는데 실제 탐사보도로 구체적인 사례를 많이 들어줘서 더욱 심각성을 느꼈다”며 “관련 조치 추진에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직능연 관계자는 “국민일보 보도 이후 복지부 등에서 민간자격 현황에 대한 문의와 자료 요청이 굉장히 많았다”며 “정부를 비롯한 제도권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논의가 더 활발해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직능연도 관련 부처에 자격기본법 개정의 필요성을 재차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에서 활동하는 상담인력 자격요건에서 한국상담심리학회·한국상담학회 등 공인 학회를 제외한 기관이 영리 목적으로 발급하는 민간자격증은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공고하는 지원자격 중 C군(기타 활동가)의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 소지자’ 문구에 허점이 있다고 보고 내년도 매뉴얼 개정 때 수정할 계획이다.

행안부 재난구호과 관계자는 “국민일보 보도 후 매뉴얼을 살펴보니 지원자격에 들어가 있는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 소지자’가 애매모호해 악용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2016년부터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전국 17개 시·도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적십자사는 현재 위촉돼 있는 상담활동가들을 대상으로 부적격 민간자격 보유자가 없는지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행안부는 해당 자격을 소지한 경우 상담현장 투입을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민일보 보도 덕분에 문제를 확인했다”며 “마음 구호를 한다면서 (내담자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었는데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허점을 찾아내줘서 시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부실 민간자격증 난립은 몇몇 부처만 노력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복지부 외에도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 다양한 부처 소관인 만큼 범부처 차원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세무당국은 본보 취재 결과 범죄자 전문 심리상담센터들이 ‘위장전입’에 이용한 것으로 확인된 서초구 모 공유오피스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벌이고 있다(6월 1일자 11면). 국세청으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은 서초세무서는 해당 사무실을 방문 점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유오피스 운영업체에 전체 사업자 명단을 요청한 상태다.

서초세무서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지난 사업자부터 현재 유지하고 있는 사업자까지 전체적으로 들여다보려 한다”며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사업자등록을 말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슈&탐사팀 강창욱 이동환 정진영 박장군 기자 issue@kmib.co.kr

※‘우리만 몰랐던 상담시장 X파일’ 시리즈는 국민일보 홈페이지 이슈&탐사 코너(www.kmib.co.kr/issue)에서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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