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학 양성에 헌신… 주선애 교수 하나님 품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후학 양성에 헌신… 주선애 교수 하나님 품에

24년 평양서 출생 평양·남산신학교
모두 다닌 ‘한국 신학교육 역사’ 산증인
기독교교육학 개척·여성 운동에 기여

입력 2022-06-20 03:02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주선애 장로회신학대 명예교수가 19일 별세했다. 향년 98세.

주 교수는 우리나라 기독교 교육학을 개척한 인물이다. 서울여대와 숭실대 교수를 거쳐 장로회신학대에서 일생 후학을 길렀다. 대한YWCA전국연합회 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며 여성 운동에도 기여했다. 그는 은퇴 후 자신의 집에서 탈북 청년들을 돌보며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줬으며 1997년 망명한 황장엽씨와도 오랜 친분을 나눴다.

1924년 평양에서 태어난 주 교수는 장로회신학대 전신인 평양신학교와 남산신학교를 모두 다닌 한국 신학 교육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국민훈장 석류장(1989) 목련장(1994) 김마리아상(2010) 등을 수상했다.

일생 가르치고 가르친 대로 살았던 주 교수는 건강을 잃기 직전까지 후학들을 만나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 것을 당부했다. 지난 4월 19일 장로회신학대 도서관·역사박물관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제7회 역사와의 대화’ 강사로 초청받은 자리에서 주 교수는 90분 동안 자신의 삶과 신앙, 학업을 소개했다. 이 강연은 주 교수가 대중 앞에서 긴 시간 동안 들려준 마지막 강의로 기록된다.

백수(白壽)를 앞둔 주 교수는 당시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제가 앉아서 해도 될까요”라고 먼저 양해를 구했다. 그는 신학의 길에 들어선 후배들에게 “쉬지 말고 기도하고 공부하며 예수 그리스도에게 붙들려 살라”고 강조했다.

주 교수가 이날 전한 메시지는 유언과도 같았다. 그는 “학자나 목사나 ‘행함과 가르침’이 나뉘어서는 안 되고 늘 나의 행동으로 상대를 가르치기 위해 애써야 한다”면서 “주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데 이런 주님과 일생 동행하려면 예수님이 내 안에, 내가 예수님 안에 있어야 한다. 공부하고 기도할 때도 과연 나는 예수라는 나무에 잘 붙어 있는 가지인지 돌아보고 살피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경기도 포천 은성수도원을 비롯해 서울 강동구 소재 빌딩과 자택은 장로회신학대에 기증했다. 주 교수가 대학에 기증한 부동산은 통일 이후 ‘평양신학교’ 재건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이사장으로 있던 새빛자매회가 강원도 원주에 은퇴여선교사 안식관을 건립할 때도 사재 5억원을 전달했다. 3786㎡(약 1145평) 부지에 지은 안식관에는 23㎡(약 7평) 넓이의 숙소 26개가 마련돼 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은퇴 여성 선교사들의 보금자리는 주 교수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장례는 장로회신학대·영락교회장으로 진행되며 빈소는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22일이며 장례예식은 장로회신학대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진행된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 영락동산이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