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민주당 비판보다 설득이 먼저다

국민일보

[사설] 국민의힘, 민주당 비판보다 설득이 먼저다

입력 2022-06-23 04:01
윤석열정부의 국정 운영에 필요한 입법 과제들이 쌓여가고 있다. 정부는 21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첫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임대차 3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국회는 원 구성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소득세법 시행령을 바꿔 세제 혜택을 주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지난 16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도 법 개정이 필요하다. 법인세 인하를 위해서는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기업 규제 완화를 위해서는 공정거래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여러 법률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유류세 추가 인하를 위해서도 세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화물연대 파업을 부른 ‘안전운임제’ 문제도 화물자동차법을 개정해야 한다.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도 결국 경찰법 등 관련법 개정을 통해서 가능하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민간의 경제 활력을 높이고 사회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게 법치주의다.

지금 국회는 지난달 29일 전반기 국회 임기가 종료된 이후 한 달 가까이 휴업 상태다. 법안을 논의할 상임위원회도, 본회의를 주재할 국회 의장단도 없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어느 당이 맡을지가 최대 쟁점이었는데, 여기에 이런저런 협상 조건들이 붙기 시작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2일 “민주당이 대선 때 고소·고발을 상호 취하하자는데, 전부 이재명 의원과 관련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의 비판이 나오자, “만나자”던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돌아섰다. 다시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질 모양이다. 여야가 합의해 국민의힘이 맡기로 했던 법사위원장 자리가 원 구성 쟁점이 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국회 정상화에 조건을 붙이는 것도 잘못된 관행이다.

국회가 문조차 열지 못한 책임은 여야 모두에 있다. 그러나 어느 쪽 책임이 크냐고 묻는다면 여당인 국민의힘의 책임이 크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집권여당은 야당을 설득해 국정 운영에 필요한 법안들을 처리할 의무가 있다. 국회 정상화가 시급한 쪽도 야당이 아니라 여당이다. 국민의힘은 별로 다급해 보이지 않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시당 지방선거 당선인 워크숍에서 “지난 정부 뒤치다꺼리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 아닌가”라며 문재인정부를 비판했다. 지금은 민주당을 비판할 때가 아니라 설득할 때다. 비판만 하는 것은 여당의 모습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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