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리위로 싸우고 혁신위로 다투고… 국민의힘 이럴 땐가

국민일보

[사설] 윤리위로 싸우고 혁신위로 다투고… 국민의힘 이럴 땐가

입력 2022-06-24 04:0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내부 권력다툼이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국민들은 ‘숨이 넘어가는’ 상황인데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은 매일 아침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다투기만 한다. 몰아치는 경제 위기와 안보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고민하지 않고 다음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대표 자리를 놓고 싸우는 권력다툼이다. 바라보는 국민들은 짜증이 난다. 연이은 선거 승리에 도취해 벌써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에서는 23일 전날 열린 윤리위원회 회의 결과를 놓고 갈등이 재연됐다. 윤리위가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관련 의혹에 결론을 내리지 않고 다음달 7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하자 이 대표는 “2주 뒤에는 뭐가 달라지나. 당 혼란 (수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징계절차가 개시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절차를 위반한 윤리위 결정은 무효”라고 따졌다. 사실 관계를 밝혀내기 어려운 당 윤리위에서 경찰이 수사 중인 형사사건을 놓고 시간을 끄는 것은 망신을 주자는 의도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당 대표가 이런 사안에 연루된 것 자체가 문제인데다 이 대표의 언행과 처신이 잘못이라는 목소리가 거세게 맞붙고 있다. 양측 모두 온갖 논리로 무장해 자신이 옳다고 강변하지만 당 밖에서 보기엔 그저 권력다툼일 뿐이다.

국민의힘의 실망스러운 모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날 출범하는 혁신위원회 최고위원 추천 몫을 두고 이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얼굴을 붉히며 말싸움을 벌여 회의가 15분 만에 끝났다. 최고위에서는 공석이 된 전국 47개 선거구 당협위원장 공모 절차를 두고도 언쟁이 벌어졌다. 국민의당 몫 최고의원을 놓고 안철수 의원과 벌이는 샅바싸움도 아직 진행 중이다. 국회가 3주 넘게 원 구성을 못한 채 헛돌고 있는데 집권여당의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관심이 없다. 유권자를 의식해 형식적이나마 미안해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감정에 호소하며 자극적인 말로 상대를 조롱하는 정치를 바라지 않는다. 집권여당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신중하게 국정에 임해야 한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