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하나님이 계시기에

국민일보

[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하나님이 계시기에

●누가복음 18장 1~8절

입력 2022-07-01 03:09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오늘 본문에서는 ‘불의한 재판장과 과부’에 관한 예수님의 비유가 나옵니다. 어느 도시에 불의한 재판장이 있었는데 그곳에 사는 과부가 자신 원수에 대한 원한을 풀어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지만, 듣지 않다가 하도 자신을 찾아오는 탓에 그 여자의 소원을 들어 주었다는 내용입니다. 본문을 볼 때마다 ‘그래 맞아, 나도 이 과부처럼 끈질기게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시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치 아이가 떼를 쓰듯 그렇게 기도합니다. 왜요? 하나님께 나의 끈질김을 보여야 하니까요. 하지만 본문을 대할 때 조심할 게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의 초점을 ‘나의 끈질김’에 맞추려는 생각입니다.

본문은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우리가 기도할 때 실망하지 말고 항상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시기 위해 이 비유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기도의 초점이 나의 끈질김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이 과부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끈질기게 재판장을 찾아갈 수 있었을까요. 이 과부의 끈질김이 남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그랬을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만일 그 도시에 과부의 원한을 풀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아예 없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도 과부는 자기의 원한을 풀기 위해 끈질김을 보일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그랬다면 과부는 재판장을 찾아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과부가 날마다 끈질기게 재판장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원한을 풀어줄 재판장이 그 도시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재판장이 없었다면, 과부의 끈질김도 없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단지 나의 끈질김에만 초점을 맞추면 그 기도는 온전한 기도가 될 수 없습니다. 과부가 날마다 재판장을 찾아간 것처럼, 나도 똑같은 기도를 날마다 계속 반복하면 어느 순간 하나님이 내 끈질김에 지치셔서 결국은 내 기도를 들어주신다고 생각하는 건 ‘기복신앙’에 불과합니다.

물론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 열심히, 끈질기게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럴 때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내 끈질김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리는 우리 기도의 초점입니다. 우리가 기도할 수 있는 이유는 내 기도를 들어주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내 기도를 들어주실 하나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가 끈질기게 기도할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자, 그럼 우리가 왜 하나님께 초점을 맞춰 기도해야 할까요. 그건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실 분이시며 그와 동시에 우리의 기도를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귀는 언제나 우리에게 향하시고 우리가 드리는 기도를 기다리십니다.

시편 34편 15절에 “여호와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의 귀는 그들의 부르짖음에 기울이시는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우리를 도와주길 기뻐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 하나님께 내 마음을 다해 기도해야 합니다. 내 끈질김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계신 하나님, 내 기도를 기뻐하시는 그 하나님, 모든 것이 가능한 그 하나님께 초점을 맞춰 기도해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기뻐하시고 들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오직 하나님만을 향한 기도가 되어 응답 받는 기도가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백응석 동암교회 목사

◇총신대 종교교육과, 독일 쾰른대 철학부 교육학(석사), 독일 쾰른대 사범학부 교육학(박사 과정 이수), 연세대 대학원 교육학 박사(Ph. D.),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현재 서울 용산구 후암동 동암교회 담임 목사, 백석대 기독교학부 부교수로 섬기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많이 본 기사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