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황강댐

국민일보

[한마당] 황강댐

고승욱 논설위원

입력 2022-06-30 04:10

한반도는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동고서저 지형이다. 고등학교 지리교과서에는 신생대 제3기에 일어난 ‘경동성 요곡운동’으로 태백산맥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적혀있다. 그래서 큰 강은 동에서 서로 흐른다. 남북이 휴전선으로 갈라졌어도 강물을 두고 크게 다투지 않은 이유다. 3차 중동전쟁을 촉발한 요르단강처럼 강은 전쟁을 불러오는 지뢰밭이 아니었다.

예외는 있다. 임진강은 함남 원산에서 35㎞쯤 떨어진 두류산에서 발원해 남으로 흐르다 경기도 연천에서 한탄강을 만나 서쪽을 향한다. 북한에서 댐을 건설해 수량을 조절하거나, 군사적으로 이용할 경우 남한이 피해를 본다. 게다가 임진강은 수자원 활용 가치가 높다. 황해도는 지형이 완만해 큰 수력발전소를 짓기 어려운데 1000m 넘는 산악지대를 거친 임진강은 다르다. 북한은 2000년 이후 상류에 원산군민발전소, 원산청년발전소를 잇따라 건설했다. 2007년 준공한 황강댐은 개성공단에 식수와 전력을 공급하고, 인근 평야에 농업용수를 대는 다목적댐이다. 황강댐 상·하류에는 구룡댐, 내평댐, 4월5일댐(1~4호) 등이 연달아 서있다. 남한도 임진강의 수자원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긴장이 완화되고 경제협력이 시작된다면 임진강은 경기 북부 주민이 사용할 물과 농·공업 용수를 공급할 유력한 대안이다.

문제는 북한 당국의 철저한 댐 통제다. 북한에는 다목적댐 20여개를 포함해 70여개의 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민간부문에서 아는 것은 거기까지다. 총 저수량 정도는 추정하는데 농·공업 용수 수요·공급량, 생활용수 필요량, 상수도 보급률 등 기본 정보가 없다. 그러니 비가 몇 ㎜ 내리면 수문을 몇 개 열어 물이 얼마나 내려올지 알 도리가 없다. 인공위성으로 황강댐 수위를 측정해 기초 자료로 쓰지만 한계가 많다. 2020년 황강댐 무단방류는 상류의 소규모 댐 붕괴 때문이라는 주장도 확인하지 못했다. 결국 홍수가 나 수문을 열면 미리 알려주기로 남북이 합의했는데 무슨 대단한 정보라고 그마저 지키지 않는다. 참 답답한 북한이다.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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