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마찰 빚는 공유 예배당, 이것만은 꼭!

국민일보

크고 작은 마찰 빚는 공유 예배당, 이것만은 꼭!

예장통합 등 법적 장치 마련 속
교단들, 9월 총회서 논의 전망
“업무 분담 등 가이드라인 적용
갈등 조정할 ‘컨트롤러’ 필요”

입력 2022-06-3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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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이 지난해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예배 처소 공유교회 초청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9월 주요 교단 정기총회에서 공유 예배당 법제화 논의가 재점화될 전망이다. 교단 중에는 이미 논의를 진전시킨 곳도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 헌법위원회는 지난 3월 기존 교회 교육관에서 공유 교회(예배당)를 설립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서 공유 예배당 설립을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도 지난해 입법의회에서 교단 헌법인 교리와장정에 ‘공유 예배당’을 명시하며 하나의 예배 처소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교회 현장에서는 법제화와 함께 공간을 공유하면서 예상되는 여러 갈등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운영 노하우 수립과 공유가 더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공간을 여러 교회가 시간대를 달리해 사용하면서 크고 작은 마찰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2년 전 설립된 한 공유 예배당은 최근 교회 간에 견해차가 생기며 고민에 빠졌다. 이른 시간 예배드리는 교회가 약속된 대로 청소를 하지 않아 다음 시간에 예배드리는 교회가 청소를 하는 일이 발단이었다. 정해진 시간보다 길게 공간을 사용하는 것도 갈등 요인이다. 교인들이 편의에 따라 교회를 옮겨 다니면서 목회자들 간에 묘한 경쟁 구도가 생긴 것도 껄끄러운 부분이다.

우리나라에 공유 예배당 모델을 처음 소개한 어시스트미션(사무총장 김인홍 장로)은 이런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꼼꼼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김인홍 사무총장은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소와 사용 시간, 공용·교회별 공간의 범위 등을 처음부터 정확하고 단호하게 공지해 뜻하지 않은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예배당 문을 여닫는 것까지 정확한 업무 분담이 필요하고, 공동체에 불편을 주는 일이 발생하면 목회자 단톡방에 ‘○○교회 예배 시간 엄수 부탁드립니다’처럼 즉시 알려, 주의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공유 예배당마다 이런 역할을 하는 관리자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의용 교회문화연구소장은 “공유 예배당은 극장이나 대학 강의실과 근본적으로 다른 공간이다. 각 교회 간에 발생한 의견차를 수시로 조율해야 문제를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회들끼리 규칙을 정하고 지키라는 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면서 “미묘한 갈등을 조정할 ‘컨트롤러(조정자)’ 역할이 필요하다. 인큐베이팅이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 기간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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