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욕망·독기… ‘국민 첫사랑’ 수지의 연기변신

국민일보

불안·욕망·독기… ‘국민 첫사랑’ 수지의 연기변신

쿠플 오리지널 ‘안나’ 주연
‘인생연기 보여줬다’ 호평
“나도 불안, 잘 다독이며 살 것”

입력 2022-06-30 04:04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배우 수지. 쿠팡플레이 제공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배우 수지가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을 통해 ‘국민 첫사랑’으로 불린 그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에서 모든 걸 거짓으로 꾸며서라도 화려한 삶을 살고자 하는 여자의 욕망을 표현했다.

‘안나’는 지난 24일 1·2회가 공개된 후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수지가 ‘인생 연기’를 보여줬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수지가 맡은 주인공 유미는 하고 싶은 게 많지만, 형편이 따라주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도 불행한 삶은 계속된다. 그래서 모든 걸 거짓으로 꾸민다. 이름을 안나로 바꾸고 학력, 가족까지 만들어낸다. 거짓말이 언제 들통날지 몰라 불안해하면서도 그렇게 얻어낸 화려한 삶과 허영을 놓지 못한다.

수지가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안나’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독기나 불안한 모습, 삶에 지친 모습을 담아내려 애썼다고 했다.

시청자들의 호평에 대한 소감을 묻자 “유미가 단순히 나쁜 아이로만 비치고 시청자의 공감을 못 받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유미를 응원하게 되고 (거짓말이) 안 걸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봐주셔서 다행”이라고 답했다.

유미는 매 순간 거짓말을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오히려 연민까지 느껴진다. 수지 역시 “유미의 인생이 안쓰러웠다. ‘왜 이렇게 살게 됐을까’하는 점을 유미의 시점에서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수지는 유미의 10대부터 30대 후반까지를 연기했다. 극이 진행될수록 유미의 거짓말은 더 많아지고 교묘해진다. 그는 “유미가 거짓말에 점점 더 익숙해지도록 나이대별로 신경을 썼다”고 했다. ‘이런 거짓말도 먹히네’ ‘바보들 같네’라고 생각하며 사람들을 우습게 생각하는 유미의 내면도 표현하려 했다. 그는 “유미의 거짓말이 어떻게 들통나고 추락하는지보다 거짓말을 해서 무엇을 얻었는지,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했는지를 봐달라”고 당부했다.

20대 마지막 작품으로 ‘안나’를 만난 것에 대해선 “‘안나’는 기억에 선명히 남을 것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수지는 10대부터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연습생 생활 후 아이돌로 데뷔했고 배우로서도 10여년간 꾸준히 활동했다. 수지는 “유미가 가진 불안을 마주하면서 나는 과연 어떤 불안을 갖고 살았는지 스스로 질문해봤다”며 “어릴 때는 연습생 생활하는 게 불안했고 데뷔했을 땐 세상에 나오는 게 불안했다. 데뷔하자마자 사랑을 많이 받은 것도 불안했다”고 돌이켰다.

‘지금도 불안감을 느끼냐’는 질문에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많다”고 답했다. 작품이 공개됐을 때 사람들이 하는 평가, 배우로서 미래에 대한 생각이 불안을 떨칠 수 없게 한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이제는 불안에 초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불안을 갖고 사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불안들을 떨칠 수는 없으니 잘 다독이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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