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없이 예배 드린다고?… 부활하는 아카펠라 찬송

국민일보

악기 없이 예배 드린다고?… 부활하는 아카펠라 찬송

인천 하늘도시교회 사례로 본 ‘무악기 예배’

입력 2022-07-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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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시교회 성도들이 지난 17일 인천 중구 교회 예배당에서 전상길 전도자(오른쪽)의 선창으로 악기 반주 없이 찬양하는 아카펠라 찬송을 부르고 있다.

교회 전문가들은 교회의 성장 요인 중 예배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예배에서 악기 연주의 중요성을 꼽는다. 하지만 무분별한 악기 연주는 오히려 예배 진행을 방해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사용자까지 다치게 하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지난 17일 인천 중구 하늘도시교회(전도자 전상길)는 악기, 반주 없이 찬양을 부르는 일명 ‘아카펠라 찬송’ ‘무악기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아 하나님의 은혜로/이 쓸데없는 자/왜 구속하여 주는지/난 알 수 없도다….”

전 전도자의 선창으로 찬송가를 부르는 성도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했다. 모두 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힘껏 찬양했다. 전 교인이 찬양대였다. 주의 만찬(성찬)을 하며 찬송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부를 때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들도 있었다. 이 교회 성도들은 주일예배 때 부를 찬송을 일주일 전부터 연습한다. 남성은 테너와 베이스, 여성은 소프라노와 알토로 파트를 나눈다. 홈페이지에 찬양을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어떤 의미의 찬송인지 소개한다. 교회 안팎에서 아카펠라 찬송 경연을 벌인다.

연습할 때는 피아노 등의 악기로 음정을 맞추기도 한다. 다른 교회에서 온 성도는 “왜 악기를 안 쓰느냐?” “악기를 안 쓰니 예배드리는 분위기가 안 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교회 성도 김태진(34·자영업)씨는 “수요 성경공부 등이 있는 평일에도 주일예배 때 부를 찬송을 연습한다. 그렇게 연습한 찬송은 잘 잊혀지지 않는다. 악기에 맞춰 부르면 신나겠지만 입술로 직접 하나님께 찬양 드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찬양에 집중하고 가사 의미를 음미하면서 아카펠라 찬송을 부르는 것이 예배에 유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중앙교회 성도들이 주일예배 때 부를 아카펠라 찬송을 연습하는 모습.

아카펠라(A Cappella)는 중세 교회의 찬송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작은 예배당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카펠라’에 ‘~풍으로’라는 의미의 ‘아’를 붙여 ‘작은 예배당 풍으로’ ‘작은 예배당 식으로’라는 뜻이다. 지금은 악기를 배제한 음악 장르를 의미한다. 현재 그리스도의교회, 연합침례교회, 초대 침례교회, 스코틀랜드 자유교회, 스코틀랜드 자유장로교회, 북미 개혁장로교회, 동방정교회,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 메노나이트, 퀘이커, 아미시 공동체 등에서 무악기 예배를 드린다.

전상길 전도자는 “주일예배를 드릴 때 악기 연주 때문에 찬송가 가사가 선명하게 들리지 않는 찬송이나 찬양대의 찬양은 찬양의 가치가 없어진다. 특히 드럼이나 키보드, 베이스 기타가 너무 큰 소리로 연주해 하나님을 향한 찬양을 방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 전도자는 교회음악을 전공했다. 기타를 치며 밴드 단원으로 활동했다. 드럼을 전공한 아내와 함께 음악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후 소명을 받고 서울장신대와 강서대에서 예배찬양과 신학을 공부했다. ‘현대 교회에서 아카펠라 찬송의 실천적 활용방안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그는 이 논문에서 “한국교회는 찬송의 본질과 회중성을 예배에 적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교회 성장주의 신학이 교회에 적용됨에 따라 교회가 대형화되고 메이커화하는 현실 속에서 찬송 발전은 기능과 효과에 치중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기능은 찬송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효과는 찬송을 통해 얻어지는 회중의 반응을 의미한다. 이런 발전은 다양한 음악 활용과 찬양팀의 조직력 향상, 그리고 고도화된 찬송 인도법 등을 교회가 소지할 수 있게 했다. 그는 “유악기 무악기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직 하나님께 집중하는 본질적 예배가 한국교회에 전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크리스천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예배가 어떤 예배인지, 또 어떻게 최선을 다해 찬양 드려야 할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 있다. 한국교회의 찬양 문화는 오르간과 피아노, 클래식 악기를 통해 발전했다. 이후 기타와 드럼, 신디사이저 등을 활용한 밴드 팀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EDM과 같은 전자음악까지 활용하고 있다. EDM이란 클럽이나 페스티벌, 파티 등에서 사용되는 전자음악을 통칭하는 장르이다. 소규모 교회는 반주자의 사례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일본의 가라오케 방식을 도입한 기계인 찬송가 반주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광복 목사는 저서 ‘교회가 무너져 간다’에서 “전자악기와 세트 드럼 종류에 대해 강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한 비트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컴퓨터 음악을 광기어린 악마의 악기로 규정하고, 악기를 단지 노래의 보조 수단으로 단정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이런 악기를 사용하게 된 것은 1980년대 후반 두란노 ‘찬양과 경배’ 목요집회가 찬양문화를 주도하면서부터다. 교회 청년들이 열광했다. 이후 교회 예배당에 드럼과 전자악기를 속속 들여놨고 지금은 이런 악기가 없는 교회가 거의 없을 정도다.

아울러 찬양팀이나 찬양밴드 조직이 유행했다. 하지만 그들이 찬송을 인도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장년과 노년 등 성도들이 주일 오후 찬양 예배나 수요기도회 등에서 비트가 강한, 또는 부르기 힘든 발라드 형식의 찬양 인도에 동참하지 못하고 구경꾼이 되는 현상이 벌어졌던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공예배에서 악기 사용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입장이 있다. 첫째 적극적 사용, 둘째 절충적 사용, 마지막으로 사용 불가 혹은 보수적 태도다. 하지만 이런 입장들은 각 시대적 배경과 신학자의 입장과 취향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원우현 고려대 명예교수는 “어떤 악기로 예배를 드리느냐에 따라 예배드리는 사람들의 정신적 육체적 영적인 부분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감정적인 부분에 영향을 더 많이 줄 목적으로 만들어진 드럼이나 전자악기는 예배음악으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찬양의 주인이 하나님이 아니라 악기와 찬양 인도자들이 된 예배에 참석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난다. 차라리 무악기로 찬양 드리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찬양 방법”이라고 말했다. 함동수 제주중앙교회 전도자는 “초대교회는 공예배를 드릴 때 악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사실 악기를 쓰지 않고 예배드리는 것이 아무래도 조금 더 어렵다. 하지만 악기가 찬양의 주인공이 되는 현상, 훈련받지 않은 연주자들이 악기 볼륨을 올리고 전투하는 것 같이 연주하거나, 찬양 팀이 마이크를 들고 찬양을 독점하는 현상, 성도가 구경꾼처럼 무표정하게 의미를 잃어버린 찬양을 드리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기연 아신대 교수는 “악기 사용은 올바른 예배 구현을 위한 성스러운 도구가 돼야 한다. 세속적인 연주와 영적 상태를 교란하는 연주와 예배자는 문제가 있다. 교회 악기 사용은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고백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흥 선민교육학부모연합 대표는 “교회는 좋은 연주자를 키우기 위해 시간과 물질을 투자해야 한다. 취미 수준으로 배운 악기 실력으로 예배에서 연주자로 나서게 해선 안 된다. 비트의 강약 조절과 소리 크기의 조절, 소리를 낼 때와 쉴 때를 잘 알아 조절하는 능력을 갖춘 연주자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성희 선교사는 논문 ‘프로테스탄트 교회예배에 있어서 악기 사용에 관한 역사적 고찰’에서 “많은 교회에서 악기 음악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은 교회음악 발전의 고무적인 현상”이라면서도 “악기가 연주 기량에서 비롯된 소리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의 신앙을 바탕으로 한 찬양이 필수적이다. 정성스럽고 공교한 음악으로 ‘신령과 진정으로 드려지는 찬양의 제사’를 위해, 교회 악기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사용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글·사진 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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