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화재’ 5명 사망… 간호사 1명, 환자 보살피다 희생

국민일보

‘이천 화재’ 5명 사망… 간호사 1명, 환자 보살피다 희생

이천 신장투석병원 건물서 화재
환자 4명·간호사 등 5명 숨져

입력 2022-08-06 04:06
5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의 한 병원 건물에서 4층에 있던 투석 환자들이 탈출하기 위해 유리창을 깬 채 소방차 사다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5일 경기도 이천의 4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44명이 부상했다. 화재 당시 소방시설은 정상 작동했지만 4층 신장투석 전문 병원에서 투석 중이던 환자가 다수 있어서 인명피해가 컸다.

불은 오전 10시 17분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 3층의 폐업한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됐다. 당시 골프장에서는 근로자 3명이 철거작업 중이었는데, 이들은 천장에서 불꽃이 튀자 진화를 시도하려다가 되지 않자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길이 다른 층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다량의 연기가 배관을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이로 인해 4층 병원에서 투석 중이던 80대 남성 2명, 70대 여성, 60대 남성 등 환자 4명과 50대 여성 간호사 1명 등 5명이 사망했다. 당시 병원에는 환자 33명과 의료진 13명이 있었다.

환자와 의료진은 피를 뽑아 노폐물을 제거하는 투석 조치가 진행 중이어서 빠른 대피가 어려웠다고 한다. 숨진 간호사의 경우 본인은 대피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막판까지 환자들을 보살피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소방대원 진입 당시 간호사들은 환자 옆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연기가 천장 배기구를 통해 서서히 내려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대피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간호사가 환자들을 도우려다 대피가 늦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도 “투석기는 작동 도중에 빠지지 않아 팔목에 연결된 관을 가위로 잘라 환자들을 대피시켰다”며 “거동이 불편한 일부 환자들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경찰은 전기적 요인과 작업자 과실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천=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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