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물가 속 ‘경기 하방’ 위험성 경고한 KDI

국민일보

[사설] 고물가 속 ‘경기 하방’ 위험성 경고한 KDI

입력 2022-08-08 04:05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끝날 줄 모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다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 간 대립이 최대 현안으로 돌출하면서 대외 여건이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벌써 5번째 민생대책을 준비하는 정부도 뾰족한 해법이 없어 답답한 심정일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8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완화되며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지속했으나, 고물가와 대외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요인이 고조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에도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은 비슷했으나 KDI의 이같은 진단은 미래 전망이 더 어두워졌음을 뜻한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6.3%로 1998년 11월(6.8%)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소비자심리지수는 86.0으로 전월(96.4)보다 크게 떨어졌다. 더욱이 대중국 무역수지가 석 달째 적자를 보이고 있고, 코로나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경기를 받쳐줄 것으로 기대됐던 소비마저 둔화할 조짐이어서 경기 하강 폭이 커질 수 있다.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맞서 대만해협 무력시위와 함께 8개 항의 대화·협력 단절을 포함한 대미 보복 조치에 나서고 있어 미·중 대립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이달 말까지 미국에 ‘칩4동맹’ 가입 여부를 통보해야 하는데 중국이 무역 제재를 거론하며 협박성 경고를 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발 대외 악재가 점점 한반도 쪽으로 향하고 있어 정부로서는 선택의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정부는 이번 주 배추 무 등 가격이 급등한 농산물에 대한 할당 관세 적용을 늘리는 등 추석 민생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생활물가 대책도 중요하지만, 미·중 간 최악의 상황 등을 가정한 단계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마련이 절실하다. 대증 요법만 쌓이면 국민적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지지율(24%)이 대선 득표율(48.56%)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난맥상만큼이나 한국을 둘러싼 대외 여건에 대한 종합 진단과 함께 상황에 따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