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檢 수사관이 기밀 유출… ‘쌍방울 사건’ 진상 밝혀라

국민일보

[사설] 檢 수사관이 기밀 유출… ‘쌍방울 사건’ 진상 밝혀라

입력 2022-08-08 04:03
연합뉴스

쌍방울 그룹 횡령·배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팀 수사관이 지난 5월 말 관련 기밀 정보를 수사관 출신 쌍방울 임원에게 유출한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수원지검 형사1부는 쌍방울 자금 흐름을 수사하던 형사6부에서 계좌 압수수색 영장 초안 등이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 쌍방울 본사와 형사6부를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다고 한다. 수사관이 담당 사건의 기밀 정보를 수사 대상 기업에 넘겼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기밀 유출은 수사 차질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높다. 영장 초안이 유출된 직후인 지난달 초 쌍방울 그룹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모 전 회장이 해외로 출국했고, 대표이사도 해외에 체류 중이라고 하니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 사건은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가 유력시되는 이재명 의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과 연결돼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쌍방울은 2018년 경기도지사이던 이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변호사 비용 20여억원을 대신 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도 이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됐는데 수사 중인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가 지난달 해당 변호사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수사관이 유출한 기밀 자료를 발견한 것이 전·현직 수사관 구속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쌍방울 횡령·배임 의혹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대기업과 관련 변호사가 수사관이 빼돌린 기밀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 쌍방울의 수상한 자금 흐름,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 기밀 유출이 한 묶음으로 얽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게 당연하다.

민감한 사건이지만 검찰은 그럴수록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수사 정보 유출 경위, 유출 내역과 활용 여부, 가담 인물이 더 있는지 등을 낱낱이 파헤쳐야 할 것이다. 금융정보분석원이 수상한 자금 거래 의혹에 대해 수사 의뢰한 게 지난해 11월이었는데도 검찰이 핵심 경영진을 7개월이 지나도록 출국 금지하지 않은 이유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검찰의 치부가 드러나는 걸 감추겠다고 봐주기나 겉핥기식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 이번 수사는 물론 검찰에 대한 신뢰마저 의심을 받게 된 상황인 만큼 더더욱 철저하게 수사하고 결과를 있는 그대로 내놓아야 한다. 공소시효가 1개월가량 남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도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원칙대로 수사해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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