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뜻 받들겠다”는 윤 대통령, 다짐보다 실천이 중요

국민일보

[사설] “국민 뜻 받들겠다”는 윤 대통령, 다짐보다 실천이 중요

입력 2022-08-09 04:03
첫 여름휴가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8일 휴가에서 복귀하며 “초심을 지키며 국민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에 대한 질문에는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초심과 국민의 뜻을 언급하며 국정 운영 변화를 시사한 것은 긍정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금 사면초가 상태다. 지지율 추락으로 위기를 맞았고, 국민의힘은 내분으로 자중지란에 빠졌다. 고물가와 고환율로 인한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이고, 미·중 대립 속에 외교적 난제들이 쌓여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은 국가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중첩된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20%대 지지율은 윤 대통령에게 실망한 민심을 의미한다.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정권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고 공정하고 상식적인 국정 운영을 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정리해야 한다. 무속인 이권 개입설, 김 여사와 관련된 업체들에 대한 특혜설 등 제기된 의혹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김 여사의 일정을 관리할 공적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특별감찰관 임명도 서둘러 국민의 불신을 씻어내야 한다. 대통령실 인적 쇄신도 불가피하다. 대통령과 정치적 고락을 함께한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검찰 출신 인사들이 핵심 요직을 장악하고, 극우적 정치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고, 능력보다 대통령 부부와의 개인적 인연이 중시되는 듯한 대통령실 모습은 국민에게 실망감만 줬다. 정책 추진은 신중해야 한다. 윤석열정부의 정책 추진에는 의견수렴과 토론, 설득과 타협의 과정이 없다. 대통령실 이전, 경찰국 설치, 만 5세 입학 등의 정책이 그랬다. 윤석열정부는 교육·연금·노동 3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어설픈 정책 추진으로는 개혁이 불가능하다.

야당과의 관계도 개선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169석을 가진 원내 다수당이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게 협조할 생각이 있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야당을 설득해 파트너로 삼는 것은 윤 대통령의 능력이다. 정치를 모른다는 이유로 정치를 외면해서는 곤란하다. 윤 대통령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제 3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초기의 시행착오를 바로잡을 시간은 충분하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자신의 말을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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