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대위 꾸린 여당, 이준석 자중하고 윤핵관 책임져야

국민일보

[사설] 비대위 꾸린 여당, 이준석 자중하고 윤핵관 책임져야

입력 2022-08-10 04:05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국위원회의에서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9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확정했다. 비대위원장은 주호영 의원이 맡았다. 비대위원 인선을 마치면 이번 주부터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긴 정당이 갑자기 비대위를 꾸렸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이한 일이다. 국민의힘이 민생은 뒷전으로 미루고 권력다툼을 벌이다 수습하기 힘든 자중지란에 빠졌다는 의미다.

비대위가 꾸려진 과정을 보면 민망한 일의 연속이었다. 이준석 대표는 좌충우돌 정치 행보를 보이다 결국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았지만, ‘내부총질’ 문자가 공개돼 직무대행 체제가 와해됐다.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권한을 가진 사람이 당원권이 정지된 이 대표밖에 없어 부랴부랴 당헌을 개정하기도 했다. 비대위 구성이 확정됐지만, 분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비대위 기간을 5개월 이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2개월 정도로 하느냐로 의견이 갈려 있다. 이 대표는 비대위 결정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여당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자중지란으로 국정 운영의 장애가 됐다.

국민의힘은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내분을 중지하고 민생과 국정 쇄신에 힘을 모을 때다. 분란을 일으킨 사람들이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진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공천권과 당권을 둘러싼 이 대표와 윤핵관들의 분쟁이었다. 이 대표는 법적 대응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당 대표가 당의 결정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법원에 판단을 구해서야 되겠는가.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정치적 상처만 남게 된다.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윤핵관들도 거취와 입장을 정리하기 바란다. 윤핵관들은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당과 정부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를 기록했고, 국민의힘은 비대위가 들어섰다. 이 대표와 윤핵관이 책임지지 않으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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