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관점에서 본 정치와 국가란 무엇인가

국민일보

성경의 관점에서 본 정치와 국가란 무엇인가

백금산의 책꽂이 <8>
기독교 정치학/데이비드 반드루넨 지음/박문재 옮김

입력 2022-08-1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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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후보자의 연설을 듣고 있는 유권자들. 데이비드 반드루넨의 ‘기독교 정치학’은 성경적 정치관의 핵심을 담고 있다. 국민일보DB

정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의 모든 삶에 영향을 미친다. 정치는 개인의 삶만이 아니라 가정 학교 병원 기업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 모든 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는 최근 3년 동안 정치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의 정치적 분열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또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서 성경적 정치관을 확립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새로운 전공 하나를 더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한국 정치와 연관된 5개 분야를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 한국의 역사, 한국 좌·우파의 기원과 역사, 남한과 북한의 비교, 국제정치 차원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 자유주의 보수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전체주의 민족주의 등 각종 정치 이념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의 최우선 관심사는 성경적 정치관이었다. ‘성경이 말하는 정치와 국가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성경적 정치관은 현재 200여개의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정치사상 중에서 동일하거나 비슷한 것이 있을까’ 하는 문제였다.

데이비드 반드루넨의 ‘기독교 정치학’을 읽고 비로소 내가 질문했던 물음에 가장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1부 정치 신학(1~6장), 2부 정치 윤리학(7~12장)으로 구성돼 있다. 1부 정치 신학은 성경적 정치관의 핵심을 보여준다. 1장은 전체 서론으로서 성경이 말하는 국가(정부)의 핵심적 특징을 4가지로 말한다.

첫째 국가는 합법적이다. 하나님이 국가와 정부 관리의 존재와 권위를 정하셨기 때문이다. 둘째 국가는 한시적이다. 국가는 영원한 조직이 아니라 세상의 종말까지 현재의 타락한 세상의 유지와 보존을 위한 일시적인 조직이기 때문이다. 셋째 국가는 보편적이다. 국가는 기독교인이나 특정 지역이나 인종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전체 인류를 위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넷째 국가는 책임적이다. 국가와 정부는 하나님의 권위 아래 있고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와 정부의 본질을 합법성 한시성 보편성 책임성으로 명료하게 파악해 신구약 성경의 교훈과 역사 모두를 통해 성경적 근거를 충분히 제공하는 1장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정치의 핵심은 국가론이요 정부론이기 때문이다. 이후 기독교 정치사상의 기초로서 성경의 노아언약(2~4장), 자연법 사상(5장), 아우구스티누스의 두 도성과 개신교의 두 나라 이론에 기초한 두 나라 국민의 삶(6장)을 설명한다.


2부 정치 윤리학은 정치 신학을 가정 사회 국가의 영역에 적용한다. 먼저 정치적 관용과 종교의 자유(7장), 결혼과 가족의 근본적 중요성과 시장 경제 혹은 기업 경제의 유익과 위험(7장)을 다룬다. 이어서 정치 문제는 정의가 법의 기초이고, 법이 정부의 기초이기 때문에 정부는 법에 기초해야 하며, 법은 정의에 기초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정의(9장), 법(10장), 정부의 역할과 정부에 대한 시민적 저항의 문제(11장)를 다룬다. 12장은 이 책의 전체 결론으로서 자유주의 보수주의 진보주의 민족주의 정치사상을 성경적 정치사상의 관점으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기독교 정치사상은 자유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사상적 기반인 고전적 자유주의와 고전적 보수주의의 단점은 제외하고 장점만 결합한 형태인 ‘보수주의적 자유주의’ 정치관을 지향한다고 논증한다. 기독교 정치사상이 자유주의적 전망을 가지는 이유는 국가 안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정의롭고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상호 관용과 다원성을 인정해주는 자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기독교 정치사상이 보수주의적 전망을 하는 이유는 이전 세대에서 축적된 지혜를 존중하고, 이 지혜를 구현하고 있는 전통을 소중히 여기되 비판적으로 옥석을 가려,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계승하기 때문이다.

저자 반드루넨은 자신의 ‘기독교 정치학’이 “25년에 걸친 정치신학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결실”이라고 말한다. 반드루넨은 고대의 아우구스티누스, 중세의 아퀴나스, 근대의 칼뱅 등 여러 시대의 신학자들을 비롯해, 하우어워스 오도노반 월터스토프 등 최근의 뛰어난 정치신학자들, 매킨타이어 헌터 드레허 등의 현대 기독교 문화 해설자들, 롤스 하이에크 드워킨 등의 일반 정치 및 법 이론가들과 토론하고 상호 작용하면서 이 책을 저술했다.

반드루넨의 이 책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성경 이해 수준과 신학적 입장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반드루넨의 ‘기독교 정치학’이 신학 정치학 경제학 법학 윤리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많은 독서량과 깊은 연구를 동반한 기독교 정치학의 명저라고 평가한다. 또 현대의 선진국들과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정치제도의 성경적 근거와 기독교적 뿌리에 대한 중요한 연구서이기 때문에 일반 정치사상사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기독교 정치 신학과 정치 윤리학의 새로운 고전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일독을 권한다.

독서클럽 ‘평·공·목’ 대표·예수가족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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