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 관계 복원’ ‘담대한 대북 구상’ 천명한 8·15 경축사

국민일보

[사설] ‘한·일 관계 복원’ ‘담대한 대북 구상’ 천명한 8·15 경축사

입력 2022-08-16 04:01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고 북한에는 실질적인 비핵화를 전제로 담대한 지원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한·일 간 외교적 냉각기가 장기화되고 있고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구상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일본은 세계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가야 하는 이웃”이라며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해 한·일 관계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 동북아시아 군사적 긴장 고조 등 현안 대응을 위해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양국 간 갈등이 계속되는 건 둘 다에 불행이다. 윤 대통령은 조속한 관계 복원을 언급했지만 당장 발등의 불인 강제징용 배상 등 과거사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고는 쉽지 않은 일이다. 윤 대통령은 김·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하겠다고 했는데 일본 정부도 화답하기를 바란다. 1998년 발표된 공동선언의 핵심은 ‘선린 우호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에 기초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공동선언 이후 다방면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진 양국의 관계가 경색된 원인을 일본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과거사를 왜곡·부정하는 각료의 발언이 반복되고, 초·중등 교과서에 침략의 역사를 축소·왜곡 기술하고, 독도 망언이 끊이지 않는 일본의 상황은 공동선언의 취지에 반한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의 진정한 협력 관계가 가능하겠나.

북한을 겨냥한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은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할 경우 단계에 맞춰 대규모 식량 공급,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제공 등 6가지 획기적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인데 성과 없이 끝난 이명박정부의 ‘비핵 개방 3000’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안보 불안을 해소하려면 한·미 동맹 강화도 중요하지만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대북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대통령실에서 정치·군사 부문의 협력 로드맵을 준비해뒀고 필요시 유엔 대북 제재 부분 면제를 국제사회와 협의할 계획도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 물꼬가 트이는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 북한도 변해야 한다. 군사적 긴장 고조로는 외교·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함께 노력해야 남북 간 신뢰를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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