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택 공급 확대 옳지만 재건축발 불안도 대비해야

국민일보

[사설] 주택 공급 확대 옳지만 재건축발 불안도 대비해야

입력 2022-08-17 04:01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브리핑룸에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정부가 2027년까지 서울 50만 가구 등 전국 270만 가구를 신규로 공급하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16일 발표했다. 이날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나온 ‘국민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민간 위주의 공급 확대’가 주요 뼈대다. 도심에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이 주도하는 ‘민간도심복합사업’ 제도를 신설한다. 5년간 총 22만 가구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구 지정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초과이익환수제 부담 경감, 안전진단 규제 완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 서민에게 시세의 70% 수준으로 분양하는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도 50만 가구가 공급된다.

이번 대책은 윤석열정부 주택 공급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 정부의 ‘공공 위주 공급’, ‘수요 억제를 위한 세제 강화’라는 부동산 대책과 확연히 대비된다. 아직 구체성이 떨어지고 상당수 대책이 입법 사안이란 점에서 국회 다수의석을 점유한 야당의 반대를 어떻게 넘느냐가 관건이지만 전체적으로 방향은 옳다. 시장 수요자의 눈높이와 욕구를 맞추지 못한 대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지난 5년간 수없이 봐 왔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평균 6억4000만원에서 지난 5월 13억1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문재인정부가 정권 말에 뒤늦게 추진한 공공 주도의 도심복합사업 등 공급 대책도 주민 반발과 공공의 역량 한계로 인해 지지부진했다. 규제만 쌓고 더 좋은 주택을 공급할 민간을 외면한 대가는 컸다.

지난 정부에서의 부동산 가격 급등이 비정상적인 만큼 집값 연착륙이 중요하다. 금리 급등에 따른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공급 및 규제 완화 대책은 집값 하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나 일부 불안 요인도 없지 않다. 미세 대책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우선 공급 과다에 따른 집값의 급락 우려다. 물가·금리가 치솟아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데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 타격이 커진다. 상황에 따른 공급 물량 조절이 중요하다. 또 하나는 재개발·재건축발 가격 급등 가능성이다. 세부안이 확정되지 않았고 금리가 상승세여서 당장 시장을 흔들지는 않겠지만 재건축 붐은 그동안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투기 수요가 몰리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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