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넘은 성혁명…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할 것인가

반세기 넘은 성혁명…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할 것인가

백금산의 책꽂이 <10·끝>
이상한 신세계/칼 트루먼 지음/윤석인 옮김

입력 2022-08-3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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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한 부부가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는 무지개 장식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AP뉴시스

혁명은 세상을 뒤집어엎는 것이다. 개혁이 점진적인 변화라면 혁명은 급진적인 변화다. 개혁이 기존 질서의 수정과 보완이라면, 혁명은 기존 질서에 대한 전면 부정이요 새로운 질서의 구축이다.

17세기 영국혁명, 18세기 미국혁명과 프랑스혁명은 정치혁명이었다. 왕정에서 민주공화정으로의 변화였다. 20세기 초 러시아혁명은 정치경제혁명이었다. 자유민주정에서 인민민주독재정으로, 사유재산권을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사유재산권을 부정하는 공산주의 국가 통제 경제로의 변화였다. 소위 68혁명(1968)은 정치문화혁명이었다.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그리스-로마의 이성과 유대-기독교 신앙을 양대 기둥으로 하는 서구문명과 서구문화의 전복이 시작되었다.

1968년 문화혁명의 최전선에 성혁명이 있었다. 성혁명은 생물학적 남녀의 성구분과 남녀 사이의 일부일처 결혼과 가정이 정상적이라는 기존 질서를 전복시킨다. 60년대 이전에는 대부분 나라에서 동성애, 낙태 등이 비윤리적, 불법적으로 여겨졌는데, 오늘날 ‘LGBTQ+’라는 약어로 표현되는 성혁명을 통해 이제는 동성결혼과 낙태를 합법화하는 나라들이 생겨났다. 지난 50년 동안 진행된 성혁명으로 인해 1960년대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너무나 다른 세상이 되었다.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보면 성경적 결혼과 가족제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성혁명은 개인 가정 교회 사회 국가 모두에 큰 위기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혁명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우리 시대 기독교인들에게 긴급하고도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최근 발간된 칼 트루먼의 ‘이상한 신세계’(2022)는 성혁명으로 변화된 우리 시대와 현대 문화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책이다. 칼 트루먼은 ‘이상한 신세계’에서 역사가이자 신학자답게 우리 시대 성혁명의 기원과 역사를 고찰하고, 현재 성혁명이 초래한 결과인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위기를 진단하며, 앞으로 교회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제시해준다.

첫째, 칼 트루먼은 성혁명의 사상적 기원과 역사가 크게 3단계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1단계는 자아의 심리화다. 18세기 루소와 낭만주의에 의해 현대적 자아관이 탄생했는데, 현대적 자아는 자신의 감정과 느낌에 최우선적인 권위를 부여하는 심리적 인간을 특징으로 한다. 19세기의 다윈 마르크스 니체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종교를 비판하고 보편적인 도덕체계를 가진 인간 본성을 부인함으로써 자아의 심리화에 박차를 가했다.

2단계는 심리의 성애화다. 심리의 성애화는 성을 인간의 자아 정체성의 근본으로 파악하고 성이 인간 행복에 기본이라는 사상을 가진 19세기 프로이트에 의해 이루어졌다.

3단계는 성의 정치화다. 성의 정치화는 1930년대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결합한 프랑크푸르트 학파에서 시작되었는데 성을 정치화한 대표적 인물이 빌헬름 라이히와 마르쿠제다.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가 빈부의 경제문제를 정치화한 반면에 신좌파로도 불리는 이들은 성을 정치화했다. 1960년대부터 시작돼 오늘날까지 지난 50년 동안 큰 성공을 거둔 성혁명은 이처럼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약 200년에 걸친 깊은 사상적 뿌리를 가지고 있다.

둘째, 칼 트루먼은 성혁명과 성정치화가 초래하는 심각한 문제는 서구 자유민주주의가 추구하는 생명, 자유, 행복 추구를 새롭게 정의하면서 모든 자유의 기본이 되는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트루먼은 “이전에 자명한 선으로 여겨진 표현과 종교의 자유가 이제 많은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 압박받는 방식은 예상하지 못한 현상인 동시에 불길한 현상”이라고 말한다.

셋째, 칼 트루먼은 우리 시대 교회가 나아갈 미래의 방향을 제시한다. 우리 시대 교회는 이교도 문화 속에서 살면서 공동체성과 예배와 교제에 힘을 쏟았던 고대 교회를 배워야 하며 역사적인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서를 사용해 기독교 교리 전체를 가르쳐야 하고, 시편이 보여주는 감정적으로도 풍성한 성경적 예배의 회복과 자연법과 몸의 신학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한 성윤리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칼 트루먼의 ‘이상한 신세계’는 “지난 50년 사이에 개신교 진영에서 저술된 서구 문화에 대한 가장 중요한 분석과 평가”라는 찬사를 받았던 칼 트루먼의 ‘신좌파의 성혁명과 성정치화’(2020)를 보다 간결하고 쉽게 재구성한 책이다. 이 두 책은 상호 보완적이다. 교과서와 참고서처럼 사용하면 아주 효과적이다.

오늘날 성윤리는 기존의 선이 악이 되고, 기존의 악이 선이 되는 이상한 세상이 되었다. 칼 트루먼의 현대 문화와 성혁명에 대한 2권의 책은 이상한 세상에서 이방인이 되고 있는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분명하게 제시해주는 현대인, 현대사상, 현대사회, 현대문화 이해의 입문서이자 필독서다.

백금산 독서클럽 ‘평·공·목’ 대표·예수가족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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