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佛 “전기료 폭탄 터진다”… 내년 10배 인상 예고

국민일보

獨·佛 “전기료 폭탄 터진다”… 내년 10배 인상 예고

러 가스 중단에 최악 가뭄 여파
英, 당장 10월에 80% 넘게 올라
각국, 원전 재가동 등 활로 모색

입력 2022-08-29 04:04
영국 런던의 한 가정집에 지난 23일 실시간 전력 사용량과 전기요금을 확인할 수 있게 태블릿 PC가 놓여 있다. EPA연합뉴스

유럽이 내년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과 극심한 가뭄으로 전기료 폭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프랑스는 1년 전과 비교해 내년 초 무려 10배 이상 인상된 전기요금 청구서를 받아 들게 됐다. 영국은 오는 10월 당장 전기세를 포함한 에너지요금이 80%가 넘게 올라 더욱 각 가정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판국이다.

AFP 통신은 27일(현지시간) 독일과 프랑스가 내년 전기료를 10배 이상 인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국의 전년도 에너지 가격은 1메가와트시(MWh)당 85유로(11만원)였다. 통신에 따르면 내년 독일은 850유로(113만원), 프랑스는 1000유로(133만원)로 최소 10배 이상 오를 예정이다. 4인 가구가 1년에 약 3.6MWh 전기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독일은 41만원에서 409만원, 프랑스는 무려 482만원의 요금폭탄이 던져지는 셈이다.

영국은 당장 10월 요금 인상이 예고됐다. 영국 가스전기시장국은 10월 일반 가계의 1년치 에너지 사용 평균 지불액이 3549파운드(560만원)로 80% 이상 인상된다고 밝혔다.

전기세 급등의 가장 큰 배경은 러시아가 이달 말 유럽행 가스관을 완전히 걸어 잠그겠다고 예고한 데 있다. 지난 19일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발트해 해저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유지보수를 위해 오는 31일부터 3일 동안인 다음 달 2일까지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에 불을 지폈다. 지난 25일 유럽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0.02% 치솟은 1MWh당 321.41유로(42만7000원)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도 전기세 인상의 주요 원인이다. 탈원전에 탈탄소를 외쳤던 독일은 천연가스가 부족해지자 석탄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기온 현상으로 라인강이 바짝 마르자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프랑스도 최근 원전 냉각에 필요한 냉각수로 쓰이는 강의 수온이 상승해 원전 가동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드롬주에 있는 트리카스탱 원전의 원자로 1기를 정지시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트리카스탱 원전은 폭염 등을 이유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원전재가동,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독일은 올겨울 에너지 대란을 대비해 남아 있는 원전 3기 수명 연장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다가올 겨울 에너지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EU 순회의장국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에너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비상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EU 비상 장관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EU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3분의 2로 줄이고 2030년까지 러시아 에너지 공급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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