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바이블… ‘성경 품은 성경’의 세계

국민일보

스터디 바이블… ‘성경 품은 성경’의 세계

입력 2022-09-1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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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바이블(Study Bible)
〔명사〕 표·지도·사진 등 곁들인 방대한 성경 해설서 〔기독교〕 성경 깊이 읽기로 이끄는 총람

게티이미지뱅크·그래픽=신민식

성경을 품은 성경, 성경보다 더 두꺼운 스터디 바이블이다. 스터디 바이블은 인류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을 통째로 포함하면서 동시에 성경을 읽으며 궁금했을 법한 이야기를 나란히 풀어놓은 책이다. 신구약 연대표에서 시작해 각종 지도 도표 삽화 사진은 물론 구절마다 최신 신학 연구를 다룬 논문을 압축해 해설을 달고, 말씀을 통한 삶에서의 적용까지 돕고 있다. 같은 듯 다른 다양한 개성의 스터디 바이블은 독자들을 더욱 깊고 그윽한 신앙의 길로 이끌 동반자가 되고 있다. 태풍이 물러가고 선선한 아침으로 다가온 가을, 매일 묵상을 도울 스터디 바이블의 세계로 안내한다.

‘성경신학 스터디 바이블’(복있는사람)의 가죽 장정판은 지난 1월 발간됐다. DA 카슨 미국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 명예교수, 더글러스 J 무 휘튼대 석좌교수, 팀 켈러 뉴욕 리디머교회 목사 등 서구 기독교를 대표하는 신학자와 목회자 70여명이 편집자, 성경주석 집필자, 주제별 소논문 작성자로 참여했다. 집필진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우리말 번역과 출간 작업을 주도한 박종현 복있는사람 대표는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복음주의 진영에 속한 70인 학자들이 성경의 핵심인 하나님의 구원 계획, 즉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구약에 나타난 예표와 신약에 나타난 성취까지 성경 66권을 하나의 주제로 꿰뚫어 해설한 책”이라고 말했다. 책의 대표 편집자 카슨 교수도 서문을 통해 “성경이 여러 신학적 질문들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조직신학적 관심보다는 성경신학에 집중했다”면서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어떻게 성취되는지, 오랜 시간에 걸쳐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

본문은 구약성경의 문헌학적 배경과 연대기, 고고학적 증거들을 다룬 구약학자 TD 알렉산더 영국 벨파스트 유니언신학대 교수의 해설로 시작한다. 이어 모세오경을 지도, 성당 벽화, 현지 느보산과 성막 사진 등과 함께 설명하고, 창세기 개론을 거쳐 비로소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를 시작한다. ‘태초에’의 히브리어 ‘베레쉬트’는 일련의 사건 시작을 가리키며, 하나님은 히브리어 ‘엘로힘’으로 표현됐고, 1장에서 하나님에 대해 사용된 단어는 이 엘로힘이 유일하다고 해설한다. ‘창조하시니라’가 성경에 나올 때는 항상 주어가 하나님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무로부터의 창조에 관한 더욱 완벽한 진술은 이사야서 45장 7~18절, 로마서 11장 36절, 골로새서 1장 16~17절을 참조하라고 조언한다.

책은 뒷부분에 창조 죄 언약 율법 성전 지혜 정의 복음 예배 선교 샬롬 완성 등을 주제로 한 소논문을 게재했다. 팀 켈러 목사가 맨 앞 ‘성경 이야기: 왜 예수의 복음이 핵심인가?’를 집필했다. 켈러 목사는 “성경은 이솝우화 같은 이야기 모음집이 아니며, 하나님을 발견하고 올바로 사는 법을 통찰하게 하는 허구적 이야기도 아니다”면서 “성경은 참된 역사이며, 하나님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우리를 발견하시는지에 대한 통일된 이야기”라고 밝힌다.

최신 스터디 바이블의 표지와 내지들. 국민일보DB

‘에브리데이 스터디 바이블’(성서유니온)은 지난해 12월 ‘삶에서의 적용’을 주제로 선보인 새로운 시각의 책이다. 먼저 성경을 읽을 때 ‘이 구절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등의 질문이 당연히 떠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삶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적용이란 단순히 사실과 개념을 발견하는 지식을 쌓는 것과 다르며, 이해를 통해 행동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란 점부터 설명한다.

시편 1편 1~3절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를 읽고 책은 이렇게 묻는다. “친구들은 당신의 믿음을 세우는가. 아니면 당신의 믿음을 무너뜨리는가. 진정한 친구는 당신과 하나님의 관계를 방해하기보다는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도록 격려할 것이다.” 시편은 인생의 두 가지 길, 신실한 삶과 그렇지 못한 삶을 일관되게 대조하며 보여준다. 그 속에서 이 책은 당신의 친구는 어떤지 바로 적용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에브리데이 스터디 바이블의 최대 장점은 계속해서 등장하는 일목요연한 표다. 수백개의 표 가운데 마태복음 10장에 이어 마가복음 3장에 다시 나오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이름을 확인하고는 이들 12명의 특징을 짧은 문장으로 대조해 그려낸다. 일부만 살펴보면 이렇다. 시몬 베드로, “충동적이었지만 훗날 담대하게 예수님을 전했다.” 세베대의 아들 요한, “예수님이 마신 잔을 마시라고 하셨고, 예수님이 죽은 후 그분의 어머니를 돌보라고 하셨다. 훗날 요한복음 요한일이삼서 요한계시록을 썼다.” 마태(레위), “세리라는 정직하지 못한 직업 때문에 경멸받는 주변인이었다. 주님은 그를 제자로 부르셨다. 기독교는 자신이 이미 선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독교는 자신이 실패했음을 알고 도움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책은 매일성경 묵상운동을 해온 성서유니온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편집을 맡은 박주상 성서유니온 간사는 “성경을 삶에서 적용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며, 사랑은 곧 성경을 읽는 삶에서 나타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개혁주의 스터디 바이블’(부흥과개혁사)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작으로 발간됐다. 책은 “종교개혁에서 재발견된 성경적 기독교의 빛을 비추며, 제네바 성경의 유산을 계승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다. 제네바 성경은 영국의 청교도들이 박해를 받던 시절 상당수가 제네바에 망명해 새롭게 영어로 번역한 성경을 일컫는다.

존 버니언, 올리버 크롬웰, 존 녹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사용한 성경이다. 저자이신 하나님의 무오한 약속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이와 같이 헛되이 내게로 되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기뻐하는 뜻을”(사 55:11) 반드시 이룰 것이란 약속에 입각한다.

책은 개혁주의 신앙의 정수인 신조, 신앙고백서, 교리문답서도 다룬다. 사도신경, 니케아신조, 칼케돈신조,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교리문답 소교리문답 등을 수록하고 있다.

조직신학적 스터디 바이블의 원조는 ‘ESV 스터디 바이블’(부흥과개혁사)이다. 2014년 한글판이 나왔다.

출판사는 “16세기 말 제네바 성경에서 시작된 약 450년의 스터디 바이블 역사상, 형식과 내용 면에서 가장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소개한다. 성경 각권에 대한 개론이 충실하고 부록엔 기독교 교리와 윤리, 이단 종파들에 대한 설명 등도 포함돼 있다. ESV는 영어표준역(English Standard Version)의 줄임말이다.

영어 공부에 관심이 많다면 ‘NIV STUDY BIBLE’(Zondervan)이 좋다. 간결하고 명쾌한 영어로 지난 30년간 세계에서 1000만부 이상 팔릴 정도로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시편 해설은 다수 논문이나 책의 저자가 인용할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 한글판은 2016년 부흥과개혁사가 출간했다.

스터디 바이블은 세계적으로 수십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수는 미번역 상태다. ‘구약·신약 문지방 넘기’의 저자 오종윤 군산 대은교회 목사는 “스터디 바이블은 특정 시각의 한 권에만 몰입하면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며 “원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해석과 다채로운 표현을 접하는 것이 신앙의 지경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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