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물가 잡기 전 금리 인하 없다”… 4.75%까지 오를 수도

국민일보

파월 “물가 잡기 전 금리 인하 없다”… 4.75%까지 오를 수도

美 기준금리 14년 만에 3%대
“인플레 억제, 고통 없는 방법 없다”
연내 또 한번 최소 ‘자이언트’ 예상

입력 2022-09-23 04:05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물가를 확실히 잡을 때까지 금리 인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1일(현지시간)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하고 가파른 긴축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예고다. 미 월가에서는 기준금리가 4.5~4.7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연준은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3.0~3.25%로 인상했다. 미 기준금리가 3%대에 오른 건 200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굳건히 결심한 상태”라며 “물가상승률을 둔화하는 작업이 끝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할 것(keep at it)”이라고 말했다. 그가 사용한 ‘keep at it’ 표현은 1980년대 기준금리를 크게 올려 물가를 안정시킨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의 책 제목 ‘Keeping At It’을 연상케 한다. 볼커 전 의장의 방식대로 물가를 잡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준 것이다.

파월 의장은 물가를 낮추기 위해 긴축 정책을 펴는 동안 성장이 둔화하고 노동 시장도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당분간 제한적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긴축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하더라도 즉각적인 정책 전환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낮아져야 한다. 고통 없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보다 1.5% 포인트 낮춘 0.2%로 제시하면서도 매파적 기조 유지를 강조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서 연말 금리 수준 중앙값은 4.4%로 나타났다. 연준 위원 대다수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1.25% 정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올해 FOMC 회의는 11월과 12월 두 차례 남았다. 연준 전망치를 맞추려면 남은 회의에서 최소 한 번의 ‘울트라 스텝’(한 번에 1% 포인트 금리 인상)이나 자이언트 스텝이 필요하다.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가 내년에도 4.5~4.7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의 주요 금융회사들도 금리 전망치를 서둘러 상향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번 미국 금리 인상기의 최종 금리 수준이 4.5~4.75%가 될 것이라며 종전 전망치보다 0.5%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영국 은행 바클리스의 애널리스트들도 미 기준금리가 내년 1분기 4.5~4.75% 고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4.75%~5%까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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