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얌체 연금 수령·건보 피부양 조규홍, 복지장관 자격 있나

국민일보

[사설] 얌체 연금 수령·건보 피부양 조규홍, 복지장관 자격 있나

입력 2022-09-26 04:04
사진=뉴시스

27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위장전입·세대분리, 군 복무 기간 중 대학원 재학, 배우자의 사망한 부친 2년간 연말정산 인적공제에 이어 부적절한 공무원연금 수령, 건강보험 피부양자 혜택 등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복지부 장관 공석 사태가 해소되기를 바라는 여론이 적지 않은데 조짐이 심상치 않다. 정호영 김승희 후보자가 연속 낙마해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복지부 차관이 된 조 후보자를 지명하는 이례적인 선택을 했는데도 적격성을 의심케 하는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다른 사안들도 그렇지만 복지부 장관의 고유 업무인 연금과 건보 관련 의혹은 특히 문제다. 조 후보자는 기재부에서 퇴직한 다음 달인 2018년 10월부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로 근무하면서 지난해 7월까지 공무원연금 1억1400만원을 수령했다. 조 후보자는 EBRD 근무와 관련, 2년여 동안 총11억원의 급여와 수당, 퇴직금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수급자가 연금을 제외한 소득의 월평균 금액이 전년도 평균 연금월액을 초과할 경우 연금 지급을 정지하거나 감액하도록 한 공무원연금법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았다. 은행설립협정에 따라 EBRD에서의 소득은 소득세 대상에서 면제된다는 게 후보자 측의 해명인데 국민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 규정 위반이 아니라 해도 연금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소득자에 대한 연금 지급을 제한하는 공무원연금법의 취지를 거스르는 ‘얌체 수령’이란 지적은 피할 수 없다.

EBRD 이사로 재직할 당시 공무원인 배우자의 직장 건보 피부양자로 등록돼 건보료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도 국민들이 보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처신이다. EBRD 근무 소득은 비과세 소득이고 당시 수령한 공무원 연금액은 피부양자 등록 기준(연소득 3400만원 이하)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건보에 사실상 무임승차한 셈이다. 고액 연봉자인데도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 연금과 건보 혜택을 부당하게 누린 사람이 연금과 건보 정책을 총괄하는 복지부의 수장 적임자라고 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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