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권의 ‘비속어’ 억지 방어…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길

국민일보

[사설] 여권의 ‘비속어’ 억지 방어…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길

입력 2022-09-26 04:03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영국과 미국, 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24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방어에 총력을 쏟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24일 “조작된 광우병 사태를 다시 획책하려는 무리들”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했다. 비속어를 공격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이명박정부 시절 광우병 공포를 과장했던 것에 비유한 것이다. 비속어가 없었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배현진 의원은 “잡음을 제거한 음성을 들어보니 ‘국회의원 이 사람들이 승인 안 해주고 아 말리믄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들린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은 이후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날리면’이 아니라 ‘말리믄’이었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실 해명마저 부인한 셈이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5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짜뉴스가 급증한다”고 말했다. 직접 말하지는 않았으나 비속어 보도가 가짜뉴스라고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이 대통령의 말실수를 방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곤경에 처한 대통령을 보호하는 게 여당의 역할이기도 하다. 야당이 대통령의 말실수를 지나치게 공격하는 것도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억지를 쓰거나 야당을 공격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기자를 향해 “멍청한 XX”라고 혼잣말을 했다가 논란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2011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담소 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며칠 뒤 네타냐후 총리에게 사과 편지를 보냈다.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은 잘못이다. 더 큰 잘못은 부적절한 해명과 억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을 해야지 계속 끌면 국민적 신뢰만 상실한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새겨들어야 한다. 윤 대통령이 24일 밤 귀국했다. 통상적으로 이뤄졌던 기내 간담회도 없었다고 한다. 비속어 논란을 의식해서였을 것이다. 민생 현안이 쌓여 있다. 품격 없는 비속어 논란을 계속할 수는 없다. 윤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고, 문제가 있었다면 사과를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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