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아이폰이 좋다는 MZ세대

국민일보

[뉴스룸에서] 아이폰이 좋다는 MZ세대

김준엽 산업부 차장

입력 2022-10-03 04:06 수정 2022-10-03 04:06

최근 ‘10대들이 아이폰을 쓰는 이유’라는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았다. 10대들 사이에서 아이폰을 쓰는 게 일종의 또래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내용이다.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주류에 들지 못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아이폰을 사 달라는 자녀와 부모 사이의 갈등이 사회 문제로 불거지는 사례도 있었다. 10대 자녀를 둔 지인들과 대화해보면 이런 경우가 있긴 했다. 갤럭시를 쓰는데 아이폰으로 바꿔 달라며 떼를 써서 골치가 아프다거나, 얼마 전에 아이폰을 사줬는데 새로 나온 아이폰을 사 달라고 조른다는 것이다. 반면 갤럭시로도 별 불만이 없다는 얘기도 있다.

한국갤럽이 올해 7월 발표한 ‘2012∼2022 스마트폰 사용률 & 브랜드,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뚜렷함을 볼 수 있다. 18~29세 중 현재 쓰는 스마트폰이 아이폰이라고 답한 경우는 52%였다. 갤럭시는 44%였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 갤럭시와 아이폰의 점유율이 7대 2 정도라는 걸 고려하면 전체적인 시장 상황과 크게 다른 수치다. 특히 18~29세 여성은 아이폰 사용자가 62%에 달했다. 요약하면 MZ세대 여성들에게 아이폰이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다. 18~29세 남성은 갤럭시 사용자가 51%로 아이폰(43%)보다 많았다.

MZ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에는 여러 가지 분석이 따른다. 우선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가 삼성전자보다 낫다는 것이다. 브랜드에 민감한 10대가 다른 걸 제쳐두고 아이폰을 선택한다는 논리다. 애플 생태계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에어드롭’ ‘아이메시지’ 등 아이폰끼리만 쓸 수 있는 기능이 10대들의 또래 문화와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해석이다. 아이폰에서 게임이 더 잘 돌아간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로서 뼈아픈 지적은 “갤럭시가 별로라서 아이폰으로 간다”는 반응이다. 10대의 상당수는 부모님이 첫 스마트폰을 사준다. 주로 저가형이다. 갤럭시 저가형 모델은 유튜브만 간신히 볼 수 있고, 게임은 언감생심이다. 나쁜 사용 경험이 생겨서 다음에는 갤럭시를 쓰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10대는 앞으로 10년 후면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 현재 10대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0년 후 전체 점유율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MZ세대의 ‘아이폰 사랑’이 너무 과대하게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 18~29세 여성을 제외하면 전 연령과 세대에서 갤럭시 사용자가 더 많다. 특히 30대부터는 갤럭시 대 아이폰 비중이 53%대 42%로 역전되고, 40대는 71%대 16%로 격차가 커진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는 통화녹음과 삼성페이를 킬러 콘텐츠로 꼽는다. 삼성페이 덕분에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지고, 통화녹음 기능이 있어야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억울한 일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MZ세대들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는 필수 기능이다.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기기나 운영체제별로 차이가 컸다. 요즘엔 몇 가지를 제외하면 기능은 거의 동일하다. 갤럭시에서 되는 건 아이폰에서도 되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기기를 바꿔도 데이터를 옮기는 일은 어렵지 않다. 어떤 스마트폰을 쓰느냐는 개인 선호 문제지, 우열을 가릴 일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랜 기간 갤럭시를 써오다 최근엔 아이폰을 쓰고 있다. 요즘 가장 중요한 게 아이들을 동영상으로 담는 일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달라지면 선택은 또 바뀔 수도 있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맹목적 신뢰는 소비자에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준엽 산업부 차장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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