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자 줄어드는데… 오순절 향한 발길 느는 까닭은

국민일보

기독교 신자 줄어드는데… 오순절 향한 발길 느는 까닭은

[지금은 오순절 성령 시대] ⑤ 세계오순절교회 기상도

입력 2022-10-04 03:07 수정 2022-10-0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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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기독교의 기상도는 한마디로 ‘남고북저’라고 할 만하다. 북반구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세는 갈수록 쇠퇴하고 있지만, 남반구의 신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고든콘웰신학교 산하 세계기독교연구센터가 내놓은 ‘세계 기독교 통계 보고서’(2022)에 따르면 북반구의 기독교 신자 수(가톨릭 포함)는 올 초 현재 8억3800만명에서 2025년 8억2900만명, 2050년 7억7300만명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기준으로 8% 가까이 줄어드는 것이다. 남반구는 정반대다. 올해 17억2000만명에서 2025년 18억1000만명, 2050년에는 25억6000만명으로 껑충 뛰는 것으로 전망됐다. 23년 만에 무려 48.8%나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오순절 교회도 ‘남고북저’ 뚜렷


남반구 기독교 증가세의 핵심 요인은 오순절교회(은사주의 계열 포함)의 성장세에 있다. 세계기독교연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오순절 교회 신자 수는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초 현재 6억6700만명에서 2025년 7억400만명, 2050년 10억300만명으로 치솟는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기준으로 54.4% 증가하는데, 같은 기간 남반구 기독교 신자 수 증가율(48.8%)을 훌쩍 뛰어넘는다.

오순절 교회를 비롯한 신자 수는 에스와티니 같은 아프리카 주요 국가를 비롯해 브라질 등 남미, 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올 초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가톨릭이 남미를 잃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가톨릭이 주류인 남미에서 신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데, 그 발길이 오순절교회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독교잡지인 에반젤리컬포커스도 ‘아프리카 오순절 교회가 세계 기독교에 영향을 미칠 만큼 성장했다’는 요지의 분석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건 침체기를 겪는 북반구의 기독교 선진국 영국과 미국 등에서도 오순절교회 성장세는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순절 교단이 태동한 미국의 경우 2005년과 2019년 사이 미국 양대 개신교단인 남침례교와 연합감리교회 성도 수는 각각 11%, 19% 줄었다. 반면 대표적 오순절교단인 하나님의성회(AG) 성도 수는 16%가 늘었다.

영국도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성공회와 장로교, 가톨릭교회 등 전체 기독교인은 2000년 600만명에서 2020년 480만명으로 줄었다. 교인 감소에 따른 교회 수 역시 감소세에 있다. 반면 영국의 오순절 교회는 2000년 2500개에서 2020년 4200개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3000명 함께 생활하는 오순절 교회도

왓킨스 교수

최근 연구차 방한한 미국 뉴욕 카니시우스대학 세계종교연구소 티머시 왓킨스 석좌교수는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목할 만한 오순절교회로 나이지리아의 ‘리딤드 크리스천 처치 오브 갓’ 교회를 꼽았다. 왓킨스 교수는 세계 남반구 오순절교회 성장 연구 전문가로 비서구권의 ‘메가처치’(대형교회)를 연구 중이다.

리딤드 크리스천 처치 오브 갓 교회의 경우, 200만명이 예배에 참석할 수 있는 대형 특설 건축물(pavilion)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3000명 정도의 신도들은 ‘리딤션 캠프’라 불리는 3㎢ 넓이의 대지에서 공동체를 형성해 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왓킨스 교수는 엘살바도르의 ‘엘림미션인터내셔널’ 교회도 언급했다. 이 교회는 1980년대 조용기(1936~2021) 목사의 영향을 받아 성장한 교회다.

왓킨스 교수는 “이 교회의 경우 과거 목회자들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해 구역제도, 헌금 방식, 교회 행정 등을 연구한 뒤 이를 적용해 성장했다”며 “코로나 이전에는 8만명 정도의 성도가 출석했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고 전했다. 왓킨스 교수가 이들 오순절교회의 성장 배경으로 꼽은 건 시대에 따라 소외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정서적 욕구를 채워줬다는 점을 꼽았다.

왓킨스 교수는 “근대화가 이뤄지고 자본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점점 소외되는 개인이 생겨났는데 오순절교회는 개인의 신앙에 초점을 맞추며 성령 충만함으로 인한 감동을 강조했다”면서 “소외감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채워준 것이 오순절 교회의 성장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수년내 정점” “부흥 이어갈 것”

오순절 교회의 미래에 대한 시각차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회과학자들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남미의 오순절교회 성장은 수년 안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왓킨스 교수는 “서구 선진국과 현대화, 세속화한 국가에서 기독교 신앙의 쇠퇴가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종교의 소멸을 주장하는 학자는 없지만, 종교의 규모가 예전과 같지 않게 위축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김영석 교회성장연구소장은 “들불처럼 번지는 성령 운동으로 오순절교회의 부흥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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