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암송은 성부·성자·성령님을 내 안에 항상 모시고 사는 것”

국민일보

“성경암송은 성부·성자·성령님을 내 안에 항상 모시고 사는 것”

[책 읽는 그리스도인] <5> 303비전 성경암송학교

입력 2022-11-0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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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장로가 생전에 말씀 암송의 중요성을 강의하는 모습. 줌 화면 캡처

손가락으로 숫자 5를 표현하며 5절임을 기억한다. 박정숙 규장 303비전 성경암송학교 팀장의 음성에 따라 요한복음 15장 5절 말씀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를 되뇐다. 요한복음 15장은 1절 “나는 참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로 시작해 17절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명함은 너희로 서로 사랑하게 하려 함이라”로 이어진다. 예수님의 새 계명,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이 담긴 15장 1~17절 전체를 암송하는 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303비전 성경암송학교 유니게 1단계 과정 수강생들이 지난 3일 줌으로 규장을 설립한 고 여운학 장로의 강의를 듣고 있다. 줌 화면 캡처

지난 3일 화상 플랫폼 줌(zoom)을 통해 303비전 성경암송학교 유니게 1단계 과정 수강생들을 만났다. 유니게는 신약 성경 속 디모데의 어머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어머니 모니카, 존 웨슬리의 어머니 수잔나와 같이 말씀으로 자녀를 길러낸 어머니를 상징한다. 303비전은 30년 3세대에 걸친 말씀암송 100년 교육으로 다음세대를 반듯하게 세우자는 뜻이다. 규장문화사 설립자인 여운학 장로가 1999년 시작했다. 지난 3월 90세 일기로 별세한 여 장로는 이날 줌에서 생전 촬영한 영상으로 출연해 ‘303비전과 민족 성품 개조’를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흔히 성경암송에 대해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말씀을 나의 마음 판에 새기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나는 ‘말씀이신 삼위 하나님, 곧 아버지 하나님과 성자 예수님과 보혜사 성령님을 내 안에 항상 모시고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크리스천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은 민족개조론으로 무실역행(務實力行)을 말씀했습니다. 진실하고 성실한 것에 힘쓰고 행동으로 옮기는 데 힘쓰라는 뜻입니다. 진실한 성품으로 자녀 교육에 힘써야 할 때입니다.”


생전 2000절이 넘는 말씀을 줄줄 외운 여 장로는 ‘말씀이 너무너무 좋아서’(규장)를 비롯한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7~10㎞를 산책하며 말씀암송과 묵상에 힘썼다고 고백한다. 책에서 여 장로는 꿀벌에게 배운 암송 비법을 설명한다. 꿀벌은 몸통에 비해 작은 날개를 가졌기에 날개를 빨리 움직여야 날 수 있다. 이처럼 성경암송도 급행열차처럼 혀와 입술을 빨리 움직이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어 꿀벌이 먼 거리를 몇 구간으로 나눠 왕복을 반복하며 차차 비행거리를 늘려가듯, 성경의 긴 문장도 한 토막씩 짧게 나눠 다섯 번 열 번 되풀이 하다 보면 매끄럽게 암송할 수 있다고 전한다.

이날 수업엔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 미국 케냐에서도 참여했다. 이영희 카도쉬비전센터 대표가 이스라엘 공립학교의 유대인 어린이 교육과정을 설명하며 말씀 우선 자녀교육의 중요성을 강의했다. 303비전 장학생 출신인 최현기 포도나무교회 목사가 코디네이터로 수고하며 암송한 말씀의 묵상을 돕고 있다. 박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줌을 이용한 수업으로 전환했는데, 거리와 시간 제약이 사라져 오프라인 때보다 참여 인원이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단계마다 국내외 성도 100명 이상이 수강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날 고린도후서 5장 17절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로 시작해 요한복음 15장 1~17절까지 총 18절의 말씀을 외웠다. 이로 인해 지난달 13일 고린도전서 13장 1절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로 시작해 이날까지 4주 만에 딱 100절을 채웠다. ‘복 있는 사람’의 시편 1편,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의 시편 23편, 팔복의 마태복음 5장 등 핵심 말씀이 망라돼 있다.


여 장로는 ‘303비전 성경암송노트’(규장) 책에서 1단계 100절을 선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고린도전서 13장 1~13절은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말씀입니다. 흔히 ‘사랑장’이라고 부릅니다. 바울의 사랑장이요, 사랑 각론입니다. 한편 요한복음 15장은 예수님의 사랑장이요, 사랑 원론이라고 부릅니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입니다. 그래서 1단계 과정을 바울의 사랑 각론인 고린도전서 13장으로 시작했고, 예수님의 사랑 원론인 요한복음 15장으로 마무리하도록 짰습니다.”


성경암송학교는 오는 25일부터 유니게 2단계 6기 과정을 시작한다. 한창수 대구 엠마오교회 목사가 코디네이터로 함께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의 창세기 1장 1절로 시작해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의 마태복음 6장 33절까지 주옥같은 100절의 말씀 암송에 다시 도전한다.

책 읽는 그리스도인을 넘어 성경암송으로 말씀이신 하나님을 내 안에 직접 새기는 그리스도인들이다. 규장은 내년 3월 여 장로 1주기를 기념하며, 기존 말씀 암송 책을 1권으로 압축해 출간한다. 꿈나무 장학생 선발도 재개할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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