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개발에 보호종료아동 참여… 자립 후 준비 기회 제공”

국민일보

“디자인 개발에 보호종료아동 참여… 자립 후 준비 기회 제공”

[보호종료, 새 동행의 시작] 고대현 SOYF 스튜디오 대표
자원봉사 인연… 매출 5% 자립금 저축

입력 2022-11-17 04:05
권현구 기자

서울 마포구에 있는 디자인 회사 ‘소이프(SOYF)’ 스튜디오는 디자인 개발에 보호종료아동을 참여시키고 있다. 매출의 5%는 자립지원금으로 저축을 한다. ‘너의 발로 스스로 일어서라’는 뜻의 영어 문장(Stand On Your Feet)의 머리글자를 따 회사명을 지었다.

이 회사 고대현(40·사진) 대표는 서울의 한 보육시설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자연스레 시설 퇴소 아이들의 현실을 자주 접했다고 한다. 친분 있는 아이들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연락도 종종 왔다. 고 대표는 16일 “보육원을 떠나면 다들 잘 살 줄 알았는데 당장 집을 구하는 것부터 난관이었다”고 돌아봤다.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고 대표는 보호종료아동 자립 지원에 자기 전문 분야인 디자인을 활용하기로 했다. 보육시설 아이들을 대상으로 디자인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선발해 실제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식이다.

최근에도 소이프는 보육원에서 지내는 한 고교 3학년 학생이 직접 개발한 캐릭터를 활용한 티셔츠를 출시했다. 수익금은 이 학생의 미술학원 특강비로 쓰였고, 해당 학생은 서울의 한 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수시 전형에 합격했다고 한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성취감을 얻을 수 있고, 자립 이후의 삶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는 셈이다.

소이프는 ‘허들링 커뮤니티’라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허들링은 남극의 펭귄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무리를 지어 체온을 유지하는 공동체 행동을 말한다. 매년 보호종료아동 30여명을 기수제로 운영하면서 다양한 그룹 활동을 지원한다. 고 대표는 “보호종료아동들이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이 주변에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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