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9시간27분 사역… 목사님 건강 주의보

국민일보

하루 9시간27분 사역… 목사님 건강 주의보

담임목사 434명 ‘목회 실태’ 조사
10명 중 6명 “영적으로 지쳐 있다”
절반 이상은 노후 준비도 못해
4주 휴가 보장 ‘안식월 제도’ 제안

입력 2022-11-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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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의 신체·정신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주관적 건강도’는 일반 국민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10명 중 6명 이상은 ‘영적으로 지쳐 있다’는 데 고개를 끄덕였다. 또 담임목사 가운데 55%는 노후 준비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개한 ‘담임목사 목회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담임목회자들은 신체뿐 아니라 영적으로도 ‘몸살’을 앓고 있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한국교회지도자센터와 함께 전국의 교회 담임목사 43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신체적으로 건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69%에 불과했다. 40대 이하 담임목사의 경우 63%, 50대는 71%, 60대는 73%가 자신을 ‘건강하다’고 평가했다.

일반국민(남성)의 경우 40대는 96%, 50대는 91% 60대 이상은 81%가 스스로 건강하다고 평가한 응답과 비교하면 담임목사의 주관적 건강도는 8~30% 포인트 정도 낮았다. 설문 결과로만 볼 때, 젊은 목회자일수록 건강 문제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일반국민은 연령이 낮을수록 건강하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지만 목회자는 그 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담임목사들이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배경에는 ‘사역 시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2021년)에 따르면 상용근로자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약 8.1시간이었다. 하지만 담임목사들은 그보다 1시간가량 더 오래 사역하고 있었다. 담임목사의 평일 하루 사역시간은 평균 9시간27분이었다. 설교준비 2시간22분, 성경연구 1시간28분, 심방에 1시간18분을 할애하고 있었다.

담임목사의 ‘영적 건강’ 또한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10명 중 6명 이상(63%)이 ‘영적으로 지쳐 있다’고 답했다. 성도 수가 적은 교회의 담임목회자일수록 더 지쳐 있었다. 500명 이상 출석하는 교회의 담임목사 가운데 ‘지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9%였다. 반면 50명 미만 출석 교회의 담임목사는 65%였다. 대형교회의 경우 업무를 분담할 여력이 있지만 작은 교회일수록 동역자는 적으면서도 담임목회자 혼자 도맡아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하나님께서 건강을 책임져 주신다는 생각으로 건강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교단 차원에서 병원과 협력 관계를 맺어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는 방법을 도입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창국 백석대 실천신학대학원 교수는 “온종일 사역하는 등 목회자의 지나친 헌신을 미덕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지양해야 한다”면서 1년에 4주씩 휴가를 보장하는 식의 선진국형 ‘안식월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목회자들이 지나친 성장주의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이현성 인턴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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