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상의 문화로 정착돼야 할 일회용품 규제

국민일보

[사설] 일상의 문화로 정착돼야 할 일회용품 규제

입력 2022-11-24 04:05
23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 붙은 안내문. 연합뉴스

오늘부터 일회용품 규제가 확대된다. 카페나 식당 매장에서 일회용 컵과 빨대 사용이 전면 금지되고, 편의점에서 비닐봉투를 구매할 수 없다. 빗물이 떨어지지 않게 우산에 씌우는 비닐을 대형 점포에서 제공하거나 체육시설에서 플라스틱 응원용품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 대상이다. 코로나 사태로 미뤄온 규제를 3년 만에 적용하게 됐다. 바이러스는 우리 일상을 일회용품에 더 많이 의존하도록 바꿔버렸다. 코로나 이전에 이미 연간 400억개가 넘는 일회용 컵과 빨대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팬데믹 1년 만에 종이류 25%, 플라스틱류 19%, 스티로폼류 14%, 비닐류 9% 등 일회용품 소비가 급증했다.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이 추세를 되돌리지 못하면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 우리의 일상을 다시 바꿔야 한다. 확대된 규제를 계기로 삼아 일회용품을 멀리하는 생활습관을 정착시켜야 할 때다.

환경부는 현장 단속과 과태료 부과를 1년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뒀다. 단계적 시행을 통해 제도를 연착륙시키려 한다. 이 기간이 일회용품 사용을 방치하는 시간이 돼선 안 될 것이다. 환경을 의식하는 소비로 한국인의 문화가 바뀔 수 있게 적극 유도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이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연간 비닐봉지 사용량은 핀란드 사람들보다 100배쯤 많다고 한다.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컵 보증금제, 폐기물 부담금제 등 각종 규제 정책을 도입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완화되거나 폐지되곤 했다. 업계 부담과 소비자 불편이 환경보다 우선순위에 놓여 일상의 문화를 바꾸지 못했다.

이번엔 달라야 한다. 기후 문제는 당면한 위기가 됐고, 그에 따라 글로벌 산업지형도 크게 바뀌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의 세계적 흐름에서 뒤처진다면 환경과 경제를 모두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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